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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맞춤형 치료제 개발 길 열려

입력 : 2014-04-18 02:46:50 수정 : 2014-04-18 02: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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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 이동률·정영기 교수팀
성인세포로 줄기세포 첫 생성
성인 체세포를 복제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세포 치료제를 개발할 길이 열렸다. 치매, 파킨슨병, 뇌졸중, 망막변성 등 난치병을 치료할 시기를 앞당겼다는 평가다.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이동률 교수팀과 미국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정영기 교수팀은 성인 체세포를 이용해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주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살아 있는 성인 체세포를 이용해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만든 것은 세계 최초의 일이다.

이동률 교수는 “이번 연구로 난치병을 지닌 대부분의 성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 환자 맞춤형 세포치료의 길을 열었다”며 “앞으로 이 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치료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병원 연구팀은 75세와 35세 성인 남성에게서 피부세포를 기증받았으며 여성 4명이 제공한 77개의 난자를 대상으로 난자 핵 제거, 체세포 복제, 포배기 배아로 배양하는 과정을 거쳐 2개의 줄기세포주를 확립했다. 이번 연구는 줄기세포 분야 국제 학술지인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의 18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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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치료제 개발 한발 다가서

줄기세포 연구는 2004년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체세포를 복제한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후 관련 연구는 암흑기를 걸었다.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다시 조명을 받은 것은 지난해 5월이다.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박사팀이 태아와 신생아의 세포를 핵이 제거된 난자와 결합해 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주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생명과학계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환자 맞춤형 질병치료에 다가섰다는 평가를 내놨다.

차병원 연구팀의 이번 성과는 미탈리포트 박사팀보다 진일보한 기술로 평가된다.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어 줄기세포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대부분은 성인이다. 따라서 성인 체세포를 이용한 이번 연구로 환자 본인에게 직접 쓸 수 있는 실질적인 줄기세포 치료제의 개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것이 과학계의 평이다.

연구팀은 이미 미국에서 일반 줄기세포를 활용해 노인성 망막변성 치료제 기술을 확보하고, 세계 최초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기존 약물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를 대상으로 배아 줄기세포에서 분화한 망막 상피세포를 이식하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교수는 “앞으로 환자 본인의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받는 단계까지 나가면 면역 억제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 치료 효과와 안정성 모두 뛰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팀은 미국 협력사인 ACT와 함께 희귀 난치병인 스타가르트(유전성 망막질환)에 대한 임상시험도 역시 세계 최초로 진행 중이다. 이 교수는 “앞으로 이들 임상시험 결과에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연계하면 세계 최초의 난치병 치료제 개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치료제 개발까지 난관 적잖아

이번 연구가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난자 대비 줄기세포주 확립 비율이 2.6%에 그친 이번 연구 성과를 보면 무엇보다 효율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이다. 실패로 버려지는 난자 수를 줄여야 윤리적인 문제도 비켜갈 수 있다. 차병원팀 연구 결과 젊은 여성의 난자가 상대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높았는데, 후속 연구를 통해 난자 내에서 이런 결과를 빚는 원인 인자부터 밝혀야 한다.

아울러 임상시험이란 난관도 통과해야 한다. 임상을 통해 치료 효용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면 연구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돼야 한다. 더구나 현재의 세포 치료제 수준에서 궁극적으로 대체 조직이나 장기를 만드는 단계까지 오르려면 길은 더욱 멀다.

줄기세포 업계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안전성 문제를 확보해야 하고, 사람에게 적용하려면 수많은 임상시험에 성공해야 하므로 치료제 개발까지 쉽지 않은 난관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김연수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생명공학단장도 “이번 연구로 당장 치료제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이를 토대로 후속 연구가 활발하게 일어나야 그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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