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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죽인 사형수 ‘뺨 한대’로 용서

입력 : 2014-04-17 19:20:13 수정 : 2014-04-18 02: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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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달라” 울며 끌려 나오자
이란 여성, 형 집행 직전 관용
15일(현지시간) 이란의 한 공개처형장. 교수대의 빈 의자 주변으로 구경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의자 위에는 올가미가 걸려 있었다. 이윽고 사형수 발랄이 검은 천으로 눈이 가려진 채 “살려 달라”고 울부짖으며 끌려 나왔다.

교수형이 막 집행되려던 순간, 한 여성이 사형수에게 다가와 뺨을 한 대 때렸다. 7년 전 발랄과 싸움이 붙었다가 사망한 압둘라의 어머니였다. 이 여성은 뺨을 후려치는 것으로 자신의 아들을 숨지게 한 범인을 용서하기로 했다. 피해자의 부모는 사형수 발랄의 목에 드리워진 올가미를 풀어줬다.

발랄의 모친은 자신의 아들에게 목숨을 잃은 압둘라의 어머니를 껴안았다. 두 어머니는 서로 품에 안고 흐느꼈다. 슬픔과 미안함, 용서와 고마움의 감정이 한참 동안 교차했다.

이 장면은 이란 ISNA통신의 카메라에 잡힌 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타고 널리 알려졌다. 피해자 아버지는 “압둘라가 친구들과 상점가를 돌아다니던 중 감정이 상해 먼저 발길질을 했고 이에 발랄이 흉기를 꺼냈다”며 “발랄이 경험이 없고 흉기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몰랐을 뿐 고의로 살해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용서 이유를 설명했다.

이란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응징 제도인 키사스(qisas·보복)가 작동하는 나라다. 그래서 사형수가 많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해 사형 건수가 369명으로 중국(수천명 추정)에 이은 세계 2위의 사형집행국이다. 다만 희생자의 가족들에게는 죄인을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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