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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용인도시공사 존폐 위기

입력 : 2014-04-17 01:09:16 수정 : 2014-04-17 01: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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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북지구 택지 매각 20차례 무산
900억 일시 차입 ‘빚 돌려막기’
경기도 용인시가 설립한 용인도시공사가 국내 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부도 위기를 겪으며 존폐 위기에 처했다. 과도한 채무 등으로 채권발행조차 안 돼 ‘일시차입’으로 부도 위기를 넘겼지만 부실의 원인인 역북지구 택지 매각이 사업성 결여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16일 용인시와 용인도시공사에 따르면 일시차입금 제도를 활용해 연말까지 긴급자금 900억원을 확보해 우선 24일 만기 도래하는 공사채 200억원을 상환, 부도를 막기로 했다.

일시차입금제도는 안전행정부의 사전승인 없이 시 의회의 동의만 받아 차입한 뒤 차입 기간에 맞춰 상환만 하면 되는 제도다. 이는 이미 두 차례에 걸친 시 의회 채무보증을 통해 은행에서 2700억원을 차입해 채무비율 초과로 추가 채권 발행이 불가능한 공사를 살리기 위해 시가 취한 임시방편이다.

하지만 부실의 원인이 된 역북지구 내 부지의 경우 조성 원가가 광교신도시 등 인근 택지지구 부지보다 턱없이 높아 매각 불발로 부도 위기는 여전히 높다. 공기업이 부도날 경우 대주주인 용인시가 이미 토지를 구입한 매입자로부터 소송에 휘말리는 등 유·무형 피해가 막심해 결국은 시가 부채를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된다.

역북지구는 2011년 설립된 용인도시공사가 시행에 나서 조성 중인 41만7000㎡ 규모의 택지지구로, 현재 전체 매각대상 24만7000㎡ 가운데 22.4%인 5만6000여㎡만 매각된 상태다.이에 따라 시와 공사는 아직 팔리지 않은 B블록(5만5636㎡)·C블록(5만7850㎡)·D블록(2만7280㎡) 매각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조성 원가가 인근 택지지구보다 워낙 높아 매각이 불투명한 상태다. 조성 당시 용인도시공사는 지구 내 부지에 대해 3.3㎡당 평균 보상가격을 인근 광교나 동탄신도시보다 200만원 정도 비싼 308만원으로 책정, 조성원가만 3.3㎡당 763만원에 달하면서 업체들로부터 외면받아 왔다.

공사는 2011년 4월 해당부지를 3.3㎡당 평균 831만원에 내놓았지만 18차례나 매각에 실패했고, 최근 가격을 조성원가보다 낮은 3.3㎡당 760만원으로 대폭 낮추고 선납할인율도 8%로 높여 매각에 나섰지만 또다시 실패했다. 모두 20차례의 매각 시도가 무위로 끝난 것이다.

부지 매각에 실패하면서 공사는 자본금 923억원에 부채 4139억원의 대표적 부실공사로 전락했고,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2차례에 걸쳐 27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해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이때 발행한 채권 일부의 만기가 오는 24일(200억원)과 다음 달 28일(200억원)로 도래하면서 부도 위기에 처하게 됐다.

용인시의 한 관계자는 “공사가 부도나면 상상하기 어려운 사태가 빚어지기 때문에 일단 일시차입금으로 부도를 막고 상반기 중으로 역북지구 토지를 매각할 계획”이라며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까지 대비해 현금과 현물 출자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겠다”고 밝혔다.

용인=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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