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를 떠나서 언론이 선거판 호재를 놓칠 리 없다. 신문도 신문이지만 요즘은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장날 만난 듯 선거를 활용한다. 몇 명의 패널만 불러 시간을 채우는 방송이 다반사다. 저비용으로 효과 만점이다. 충성도 높은 소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할 때는 더욱 그렇다.
종편 내부 종사자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이렇다. 토론 내용이 객관적이면 시청률이 바로 떨어진다. 중도 성향 인사가 출연해도 마찬가지다. 평소 객관적인 발언을 하는 보수 인사더라도 이들 방송에 출연해서는 숫제 특정 성향을 드러낸다. 종편이 일반 시청자를 상대로 하기보다는 타깃 층을 대상으로 시사 프로그램을 꾸리는 이유다.
박종현 사회2부 기자 |
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세밀하게 사건의 흐름을 파악하는 네티즌들이 넘쳐난다. 밴드나 페이스북에는 소시민 전문가들이 많다. 정치권의 주장과 일부 언론의 보도에 반기를 든 네티즌 발언이 쏟아진다.
최근 인기를 끌면서 전국구 스타로 부상한 ‘꼬마버스 타요’ 논란이 비근한 예다. 얼마 전 서울시에서 시민의 아이디어를 이용해 타요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을 때다. 타요버스 운행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자, 정치권이 공치사를 했다. 새누리당은 타요버스가 오세훈 전 시장 재임 시절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이디어를 도용하기라도 한 것처럼 날을 세웠다. 언론은 박 시장과 새누리당의 논란 중심으로 보도했다.
SNS를 통해 시민들이 정리한 내용은 단순 명쾌했다. 전임 시장 시절 만들어진 것은 맞지만 박원순 시장이 시민의 아이디어를 수용해 타요버스가 운영됐다는 설명이었다. SNS에서는 이런 설명이 정치권 발언과 언론 보도보다 공감을 많이 받았다. “좋아요”라는 응대가 넘쳤다.
시민들이 이제 ‘페이스북 친구’ 등을 통해 직접 경험한 이들로부터 정보를 접한다는 사실을 일부 언론과 정치권은 받아들여야 한다. 자꾸 가르치려 들던 기존 행태를 이제는 벗어던져야 할 텐데…. 그렇지만 이들이 바뀔지 모르겠다.
박종현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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