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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밝히던 빛’ 등잔의 역사 한눈에

입력 : 2014-04-16 20:57:24 수정 : 2014-04-16 20:5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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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불그릇, 등잔’展 18일∼6월29일
결혼 첫날 화촉 등 생활상 엿볼 수 있어
첫날밤, 신랑과 신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그 밤을 밝히는 밀초를 ‘화촉’이라 불렀다. 밀초를 색색으로 물들인 화려한 초는 제작이 어렵고, 매우 귀한 것으로 여겨 사적으로 사고파는 것이 금지될 정도의 사치품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결혼 첫날 밤이 특별하기는 마찬가지여서 금지 규정에 예외를 두었다 한다. ‘화촉을 밝히다’가 ‘결혼하다’는 의미를 갖게 된 것은 여기서 유래했다.

전기가 없던 시절, 작은 불씨로 밤을 환하게 하던 등이 품은 사연이 정겹다. 등기구의 역사를 한데 모은 전시회 ‘우리의 불그릇, 등잔’이 18일부터 6월29일까지 경기 용인의 한국등잔박물관에서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지역박물관 활성화를 위해 2012년부터 진행한 순회전 사업의 하나다.

집안 여인들이 주인이었던 안방에서는 화려한 유기등잔과 촛대를 많이 사용했다. 불씨 주변에는 장식적인 효과와 함께 불빛을 반사하고 보호하는 기능을 가진 ‘불후리’를 만들었다. 불후리가 나비모양인 촛대(사진)는 화조도 병풍과 잘 어울리는 매력을 가졌다.

석유가 수입되자 석유의 인화성 때문에 뚜껑 위로 심지를 꺼내 불을 밝히는 등잔이 나왔다. 대나무를 멋스럽게 장식한 등잔의 몸체는 조선시대의 단순하고 소박한 멋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제등은 실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휴대용으로 만든 등기구다. 이동이 편리하도록 만들 때 가벼운 소재를 이용하고 손잡이를 달았다. 사방으로 빛이 퍼지는 등과 한 방향만을 비출 수 있는 등이 있다.

투박한 나무등잔에서 화려한 은입사촛대까지 시대와 재질,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등잔을 만날 수 있다. 1부는 전통적 생활공간인 사랑방, 안방, 부엌 등에서 사용한 등기구를 모아 ‘어둠을 밝힌 빛’이라 제목을 달았고, 2부 ‘일상을 지킨 빛’에서는 실내외에서 사용한 다양한 등기구를 만날 수 있다. 혼례, 제례 등 의례에서 사용한 등기구를 모은 3부는 ‘예를 밝힌 빛’으로 꾸몄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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