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성형수술 중 상담실 불려가는 의사, 환자에겐 프로포폴 투여"

입력 : 2014-04-16 10:39:59 수정 : 2014-04-16 11:12:2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PD수첩' 여고생 뇌사 사고 병원 실체 추적

지난해 12월, 대학 입학을 앞둔 한 여고생이 눈과 코 성형수술을 받던 중 의식을 잃은 뒤 뇌사 상태에 빠졌다.

사고가 난 병원은 다름 아닌,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 정도의 대형 성형수술 전문병원. 요즘 가장 '핫'하다는 여배우가 모델로 활동 중이다.

15일 밤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성형공장의 비밀'이라는 제목 하에 이 병원의 실체를 추적했다.

제작진은 뇌사에 빠진 여고생을 집도한 의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집도의는 한때 '잠적'해 논란이 되기도 했으나, 스스로 제작진을 찾아왔다고 했다.

이 집도의는 사고가 발생한 후 병원장이 환자의 진료기록과 수술시간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사고가 발생한 날은 새 건물로 이전한 첫날로, 시설이나 장비가 미비한 상황에서 응급처치가 늦어졌다고 고백했다. 특히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기계가 몹시 노후해 중간에 꺼지는 일도 있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집도의의 폭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병원 측에서 제출한 진료기록에는 오후 7시부터 쌍꺼풀 시술을 시작한 것으로 돼 있는데, 실제 수술이 시작된 건 그보다 2시간 앞선 오후 5시쯤이었다는 것.

부분마취인 눈 수술은 집도의와 환자가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진행됐다고 한다. 하지만 코수술을 시작하며 집도의는 여고생을 전신마취를 했고, 약 30분가량 수술실을 비웠다. 알고 보니 상담실장의 요청으로 다른 환자를 상담하러 갔다는 것.

해당 병원에서는 수술 중인 집도의라 하더라도 상담실장의 요청이 있을 경우 수술실을 비우고 상담하러 가야한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상담하러 가기 위해 의사들은 수술대 위의 환자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해 재웠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 병원에서 근무했던 한 월급의사는 근로계약서에 묶여 수술 중 상담은 물론, 상담실장이 정한 수술법을 바꿀 수 없는 등 노예처럼 일하고 자기 결정권까지 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수술을 하기 위해 병원 측이 수술실에 타이머를 들여놓기까지 했다고 했다. 한 의사는 하루에 16번까지 수술을 해봤다고 폭로했다.

병원 측은 집도의와 과거 재직했던 의사, 간호조무사들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서안을 통해 진료기록을 조작한 적은 없으며, 의사가 수술 중 상담을 하러 나가는 경우는 굉장히 드문 경우였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여고생 뇌사 사고 병원의 병원장을 의사회에서 제명하기로 발표해 당분간 파문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PD수첩-성형공장의 비밀' 편은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을 누르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MBC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
  • 이다희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