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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덕 vs 이하라… 한·일 위안부 협의 '一戰'

입력 : 2014-04-15 20:23:52 수정 : 2014-04-15 22: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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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서 국장급 협의
이상덕 ‘창’ vs 이하라 ‘방패’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과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16일 한·일의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관한 국장급 협의에서 일합을 겨룰 장수들이다. 사안의 성격상 이 국장의 창(槍) 공격에 이하라 국장이 어떤 방패로 막아내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양국 외교가의 평가를 종합하면 이 국장은 한국인 특유의 뚝심 있는 덕장(德將)형, 이하라 국장은 일본 외교관의 전형인 온화한 리더십을 보이는 지장(智將)형으로 분류된다. 핵심 논점 중 하나인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둘러싼 공격(위안부 문제 미해결 입장)과 방어(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 입장)를 책임질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두 사람 모두 이 국장은 중국·일본전문가, 이하라 국장은 북미·아시아전문가로서 특정한 국가, 지역에만 매몰되지 않은 하이브리드형 외교관이다.

이 국장은 주일본 대사관(서기관·참사관)과 주중국대사관(공사참사관), 동북아시아국 심의관을 거쳐 지난 1월 국장에 올랐다. 한 외교관은 15일 “일본에서 연수를 해 일본어에 능통하고 맡겨진 임무를 우직하게 밀고나가는 돌쇠형”이라고 이 국장을 평가했다. 이하라 국장은 북미국과 아시아대양주국 양쪽에서 잔뼈가 굵은 뒤 아시아대양주국 참사관, 북미국장을 지냈다. 한 일본 외교관은 “부드럽고 조용한 성품으로 아주 성실하다. 6자회담 수석대표도 겸임하고 있어 한반도 문제에 정통하다”고 전했다.

실력파라고는 하나 두 사람이 마주친 곳은 외나무다리다.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한 양국은 선택지가 한정돼 있다. 두 사람은 좁은 공간에서 치열한 수싸움을 해야 하는 처지다.

일본 대표단은 당초 이날 입국 일정을 16일로 변경하는 등 양측의 신경전도 치열하다. 이 국장은 국장급 협의를 통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납득할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할 전망이다. 그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의 요구는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인 보상이었다. 이하라 국장은 고노(河野·위안부 동원의 강제성 인정) 담화 등을 통해 이미 사과했고, 일본여성기금으로 일본 국내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배려했다고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의제를 놓고서도 우리는 위안부 문제만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일본 측에서는 일단 위안부 문제로 출발한다는 모호한 입장이다. 협의가 시작된 이후에는 일본이 원하는 의제도 포함할 수 있는 이른바 개문발차(開門發車)식 협의라는 설명을 흘리고 있다. 첫 협의는 탐색전이 될 전망이다. 위안부 문제 자체가 단시간에 합의 도출이 어렵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장기전을 치러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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