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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까지 술판·고성… 비틀대는 캠퍼스

입력 : 2014-04-15 18:48:31 수정 : 2014-04-16 09: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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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밤늦게까지 고성방가… 야간 시위 소음단속 기준 넘어
면학 분위기 깨고 민원 잇따라
지난 14일 밤 11시40분. 서울 중앙대의 ‘빼빼로 광장’ 계단은 학생들로 붐볐다. 5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들고 있는 것은 책이 아니라 술병이었다. 주변에 붙어 있는 ‘음주금지·쓰레기금지’ 경고판은 안중에도 없었다. 신문지와 돗자리까지 펴놓고 게임에 심취해 있었다. 흥에 겨워 고래고래 소리도 질렀다.

이곳을 지나는 다른 학생들은 고함소리에 놀라 얼굴을 찌푸리거나 귀를 틀어 막았다. 중앙대 3학년 박모(25)씨는 “간단히 맥주를 마시는 정도는 좋은데, 이건 도가 지나치다. 도서관에서도 소리가 들린다”며 “대학생활을 즐기는 것은 좋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이러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중앙대 캠퍼스에서는 거의 매일 밤 술판이 벌어지고 있다. 밤늦게까지 고성방가가 이어져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일도 잦다. 지난 1일에는 하룻밤에 경찰이 두 번이나 출동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형식적으로 단속하는 시늉만 내고 있다. 고객인 학생에게 감히 회초리를 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앙대는 지난달 28일 학생처 명의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경고문을 띄웠다. “교내 음주와 이로 인한 소란 및 쓰레기 발생 등으로 학생들의 불만과 시정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캠퍼스 내에서의 음주는 규정상 금지”라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교내 음주를 자제해주리라 믿는다. 앞으로 교내 음주에 대한 순찰 및 계도 활동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지 후 20일 가까이 지나도록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학생들의 과도한 음주와 고성방가는 면학 분위기를 깨는 수준을 넘어서 인접 주택가에서 민원을 야기하고 있다.

밤샘 술자리… 부끄러운 지식의 전당 14일 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학교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밤새도록 계속되는 술자리로 경찰이 출동하는 등 지역 주민에게 피해를 끼치기도 한다.
남정탁 기자
빼빼로광장 인근에는 출입문이 있고, 이 문을 나서면 바로 주택가로 이어진다. 기자가 주택가를 둘러본 결과 학생들의 노래소리가 들려왔다. 소음을 측정해보니 65∼70㏈이 나왔다. 경찰의 야간 집회시위 시 소음 단속 기준인 60㏈을 넘어서는 수치였다.

중앙대 옆에 살고 있는 강모(51·여)씨는 밤마다 술취한 학생들이 만들어내는 소음 탓에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 강씨는 “다 자식 같으니까 이해하려고 했는데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며 “가끔 싸우는 소리도 나는데 그럴 때면 무슨 일이 날까 싶어 무섭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교내 음주에 대한 불만 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학생은 “아침에 등교하다가 경악했다. 어제 시끄럽게 놀더니 쓰레기는 다 두고 갔더라”며 “청소부 아저씨가 치우는데 쓰레기가 가장 큰 봉투로 몇 개씩 나왔다. 부끄럽다”는 글을 남겼다.

중앙대 관계자는 “학생 자치 규찰대에서 야간에 순찰하면서 음주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하고 있고, 신고가 들어올 경우 직원들이 나가 학생들을 귀가조치하고 있다”며 “학교 측에서 매일 순찰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최근 불만이 많아지고 있어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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