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과도한 대학 진학 분위기가 문제의 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의 실태조사를 보면 학부모의 93%가 대학 진학을 기대하고, 특성화고 졸업자의 52%가 취업 후에도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70% 수준으로 세계 최고다. 그러다 보니 청년과 기업이 요구하는 학력·자격 격차로 인해 취업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인력 수급의 미스매치(부조화) 현상도 심각하다.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는 “청년 고용부진은 인적자본 축적의 기회를 상실해 국민경제와 개인적인 잠재력 훼손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해 정부는 이번 대책의 주요 대상을 15∼24세로 정했다. ‘선 진학-후 취직’이 대부분인 대졸자보다 고졸 단계부터 취업이 늘어나도록 구조적으로 뜯어고쳐 보겠다는 것이다. 하루 이틀은 학교에서, 사나흘은 기업에서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스위스식 도제학교를 도입키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스위스식 도제학교 도입 등 고졸자의 중소기업 취업 촉진에 초점을 맞춘 청년고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의 방향에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 눈높이에 정책을 많이 맞춘 것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청년들이 대기업 취업을 원하는 것은 중소·중견기업의 불안한 고용 안정성과 열악한 근로조건 때문”이라며 “청년이 원하는 수준으로 정부 지원을 늘리고 기업 투자 유도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시간선택제 일자리만 늘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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