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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8만원-사진 13만원…취준생 울리는 부대비용

입력 : 2014-03-07 19:36:56 수정 : 2014-03-08 10: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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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맞아 얄팍한 상혼 기승
사진·자기소개서 첨삭서, 메이크업·면접스피치까지
취업 전에 수백만원 들어
취업준비생(취준생) 이모(26·여)씨는 최근 입사시험 면접을 보기 위해 새벽 6시에 집을 나섰다. 경기 군포시에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메이크업 숍까지 1시간20분이 걸렸다. 단기 아르바이트로 번 8만원을 들여 메이크업을 받고 여의도 면접장으로 향했다. 지하철에 앉아 가방에 든 이력서를 꺼내 꼼꼼히 살폈다. 압구정동 스튜디오에서 13만원을 들여 찍은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이씨는 면접용으로 새로 구입한 정장과 구두를 다시 한번 살피고 면접장으로 들어섰다. 결과는 불합격. 이씨는 “매번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신촌에서 ‘취업 사진’을 잘 찍는다고 소문난 한 사진관은 이씨와 같은 취준생들을 위해 ‘기업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만들어 드린다’고 홍보한다. 강남의 면접 대비 학원은 ‘면접형 인간 되기’, ‘뽑히는 면접 전략’ 등의 문구로 취준생을 끌어들이고 있다.

2014년 상반기 취업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취업 마케팅’도 덩달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력서에 들어가는 사진부터 자기소개서 첨삭, 면접 대비 헤어(머리 손질)·메이크업·의상에 이르기까지 취업을 하기도 전에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이 들어간다.

7일 서울 서대문구 대학가와 취업 면접 학원 홈페이지 등에 취업 면접 사진과 의상, 메이크업, 취업 면접 강의 등을 광고하고 있다.
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대학가에서는 ‘취업사진’이란 문구를 간판에 내건 사진관 수십곳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한 사진관에서는 취업사진을 찍기 위해 헤어와 메이크업을 하고 정장 차림으로 촬영을 기다리는 취준생들이 눈에 띄었다. 사진과 헤어, 메이크업을 포함한 ‘프리미엄 취업 풀 패키지’ 비용은 10만원.

메이크업을 전문으로 하는 ‘숍’도 하나 둘 자리를 잡았다. 과거 승무원이나 아나운서 준비생 등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면접의상 전문 대여업체는 이제는 기업별 맞춤 의상까지 갖췄다.

강남의 한 스피치 학원은 취업 면접 대비 1회 수업료가 20만원으로 3회에 50만원, 5회에 80만원, 8회에 120만원 식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취준생들은 늘어나는 취업비용에 대해 “울며 겨자 먹기”라고 입을 모은다. 대기업 취업을 준비 중인 최모(26·여)씨는 “스펙에 매달리다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준비하다 보니 준비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비용이 많이 들고, 정말 도움이 될까 의심스럽지만 다들 준비한다고 하니 안 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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