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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다케시마의 날’ 행사, 광기 어린 우익들의 놀이터였다

입력 : 2014-02-23 19:37:12 수정 : 2014-02-23 23: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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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부 차관급 두번째 파견, “국제법상 日 고유영토” 망언
중의원 등도 참석 위안부 부정… 우익단체들 온종일 혐한 발언
독도수호전국연대와 충돌도
22일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기념식이 열린 일본 서북부 시마네(島根)현 마쓰에(松江)시는 일본 우익들의 망동으로 얼룩졌다. 이들은 혐한 발언을 쏟아내는 등 몰역사적 언행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1시30분쯤 기념식장인 마쓰에시 시마네현민회관. 일본 정부 당국자와 국회의원, 시민 등 약 500명의 참석자들로 북적였다. 기념식에는 중앙정부를 대표해 가메오카 요시타미(龜岡偉民)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이 참석했다. 정무관이 자리를 함께 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가메오카 정무관은 인사말을 통해 “다케시마는 역사적으로 국제법상으로 일본 고유 영토”라고 강조하면서도 “냉정하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톤’을 낮췄다. 미국 정부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불만을 표시하고 한·일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점을 의식해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객석에서는 단상의 발언자가 ‘한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다케시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등 유화적 언급을 하면 심한 야유를 했다. 반면 ‘다케시마 탈환’과 같은 강경 발언이 나올 때는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날 행사에선 엉뚱하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부각됐다. 지난해 6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성실한 대응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채택한 이오가와 스미히사(五百川純壽) 시마네현 의회 의장이 인사말을 하자, 객석의 우익들은 ‘매국노’ ‘부끄럽다’ ‘할복하라’ 등의 야유를 보냈다. 그러나 사쿠라우치 후미키(櫻內文城) 일본유신회 중의원이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자 우뢰와 같은 환호를 보냈다. 마치 사쿠라우치 의원이 이날 행사의 주인공인 듯했다.

행사장 주변은 아침부터 우익들의 ‘놀이터’로 변했다. 오전 10시부터 ‘다케시마는 일본 땅’ ‘고노담화 철폐’ 등의 주장을 담은 피켓이나 깃발을 든 우익들이 몰려들었다. 일부는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차량 10여대를 몰고와 확성기를 통해 온종일 혐한 발언을 쏟아냈다.

기념식에 앞서 오후 1시10분쯤 한국의 독도수호전국연대 관계자 3명이 행사장 인근에 도착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이들이 태극기를 꺼내들려 하자 경찰이 제지에 나섰고 일본 우익이 가세하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독도수호대 김점구 대표는 마쓰에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지난 22일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열린 일본 시마네현 마쓰에시 현민회관 인근에서 독도수호전국연대 최재익 대표의장(가운데) 등 이 단체 회원들이 항의시위를 벌이다 경찰을 사이에 두고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마쓰에=연합뉴스
행사 열기는 지난해보다 떨어진 듯했다. 참석 국회의원이 지난해 19명에서 16명으로 줄었고 취재진도 130여명에서 82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기념식장 주변에서 60여개 우익단체가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지만 시위현장에 모인 인원은 50명을 밑돌았다.

시민들도 이번 행사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한 식당 주인은 “요즘 시민들 관심은 경제와 올림픽뿐”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택시기사는 “왜 이제 와서 다케시마, 다케시마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정치가 개입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초당파 의원모임인 ‘일본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은 시마네현 반환요구운동현민회의 등의 요청에 따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집회를 추진 중이라고 산케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마쓰에=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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