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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선정 '미래 한국을 빛낼 13人'] ⑥기타리스트 정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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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2-02 19:38:45 수정 : 2014-02-04 11: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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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앨범 혼자서 작업 새 도전… 다른 악기 섭렵 음악폭 넓혀갈 것” 충북 청원군 오창읍에 있는 기타리스트 정성하(18)의 집에 들어서는 순간 흰 개 한 마리가 쪼르르 달려와 기자의 바지를 핥으며 반겼다. ‘코코’라는 암컷인데, 팬이 선물한 것을 6년째 기르고 있단다. 정성하는 기타 연주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8억건 가까이 조회된 세계적 스타다. 세계일보 선정 ‘미래 한국을 빛낼 인물’ 13인에 최연소로 뽑힌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집에서 개와 노는 걸 즐기는 그의 모습은 또래 청소년과 다를 바 없었다.

“외국인 선생님이 많고 수업도 영어로 진행하는 청심국제중학교를 다녔습니다. 덕분에 영어 실력이 크게 늘어 1년에 2, 3개월씩 하는 국외 공연에 큰 도움이 됩니다.”

2012년 중학교를 졸업한 정성하는 음악의 길을 걷기 위해 고교 진학을 포기했다. 대신 검정고시를 거쳐 2015년 대학 입학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국내 대학 중에서 결정하려 한다”며 “음악 말고 다른 전공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성하가 처음 기타를 잡은 건 초등학교 3학년 때다. 아버지가 연주하는 모습이 신기해 따라 했을 뿐인데 곧 ‘천재’란 평을 들었다.

정성하의 연주를 담은 동영상은 누리꾼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 2010년 1월 유튜브 조회가 1억건을 돌파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보다 먼저 세계인을 사로잡은 원조 한류인 셈이다. 이후 여러 나라에서 연주회 초청이 잇따랐다. 올해도 국외 공연 일정이 빼곡하다.

기타리스트 정성하는 “때론 또래 친구들의 평범한 삶이 부럽기도 하지만 입시 공부 때문에 힘들어하는 그들을 보면 일찌감치 내 길을 찾길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3월에 2주일 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시애틀·샌프란시스코 등 중서부를 순회하는 투어 공연이 있고요. 4월엔 베트남, 5월엔 대만, 8월엔 필리핀, 9월엔 덴마크·스웨덴 등 북유럽에서 공연합니다. 연주회 자체는 즐거운데 비행기 타고 10시간 넘게 이동하는 건 힘들어요.”

외국에 가서도 연습과 공연에만 관심이 있고 관광은 하지 않는단다. 인터뷰 내내 곁을 지킨 부친 정우창씨는 “얘가 외국을 하도 많이 다녀 외국여행에 대한 환상이나 신비감 같은 게 없다”며 “한번은 이탈리아에서 연주회 초청이 오자 ‘이미 영국·프랑스를 가봤는데 이탈리아도 그들과 비슷하지 않겠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더라”고 전했다.

정성하는 기타 한 대로 오케스트라처럼 온갖 소리를 내는 ‘핑거 스타일’ 연주법을 지향한다. 늘 독주자로 무대에 서왔고, 앞으로도 밴드를 결성하거나 그 멤버가 될 생각은 없다. 다만 한국은 악기 연주자보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더 주목받는 문화다. 연주자들은 노래를 잘하거나 외모가 출중한 보컬을 앞세워 팀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성하의 고민도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한국은 악기 연주자가 널리 알려질 기회가 별로 없어요. 악기만 연주하는 사람에겐 거의 관심이 없죠. 나를 알아보는 사람도 국내보다 오히려 외국에 더 많아요. 향후 꿈이 있다면 나이 들어서도 지금처럼 계속 공연하고 앨범도 내고 기타를 연주하며 사는 것이죠. 재즈 피아노, 드럼 등 다른 악기를 익혀 음악의 폭을 넓히고 싶은 바람도 있어요.”

정성하는 4, 5월쯤 네 번째 솔로 앨범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제껏 낸 음반은 모두 독일·일본 등 외국에서 녹음했는데, 이번에 처음 국내 스튜디오에서 만들어볼 작정이다. 그는 “지금까지 국외 유명 아티스트와 공동으로 프로듀싱했지만, 이번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작업하는 만큼 의미가 각별하다”고 말했다. 천재 기타리스트의 진정한 ‘홀로서기’는 이제부터다.

청원=글·사진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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