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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A to Z] ② 핵심 키워드 찾기

입력 : 2014-02-02 20:28:59 수정 : 2014-02-02 20: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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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 요약 간략히… 자신의 생각 기술 늘려야
☞ 우수답안1

제시문 〈1〉에서는 세대갈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세대갈등은 생물학적으로 내재되어 있기에 가장 오래된 전쟁이고, 말과 모욕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가장 심리적인 현대 전쟁이다. 세대전쟁의 근본적 원인은 경제적 갈등 때문인데, 19세기 말 이후 연금보험의 도입과 연령 피라미드의 유지로 인해 이 근본적 원인은 잊혀졌다.

하지만 오늘에 이르러 노인 부양을 위한 사회적 부담의 증가로 세대갈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노인 인구의 증가로 사회가 부담해야하는 의료비용과 이들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 규모가 커져 노인들은 더 이상 공경을 기대할 수 없는 회색지대에 놓이게 되었다. 노인 인구는 증가하는 반면, 출산율은 저하되어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면서 고령화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 과거에 젊은 세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인을 퇴직시키던 현상이 역으로 노인세대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부담으로 이어진 것이다.

☞ 아쉬운 답안1

제시문 〈1〉에서는 현대의 사회문제로서 노인부양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과거 전통사회에서는 노인의 비중이 적어 부양의 부담이 적었을 뿐 아니라 노인들은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전체 인구에 대한 노인의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부양하는 데 부담도 많아지고 점차 공경하는 마음마저 퇴색되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부각되는 것이 노인복지에 대한 것이다.

출산율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의료기술의 고도화로 인해 노인들의 인구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그래서 생산 가능인구는 이에 부담을 느끼고 연금제도와 같은 사회복지시스템에 대해 많은 회의를 느끼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경제활동이 가능한 노인들을 단지 퇴직 나이라는 이유만으로 일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현대사회에 팽배한 의식구조가 이런 노인복지 문제와 같은 제반문제를 낳게 되는 것이다.

☞ 우수답안2

제시문 〈2〉와 〈3〉은 각각 사회문제 해결에 대하여 서로 다른 관점을 취하고 있다. 먼저 제시문 〈2〉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체적 연대의식이라는 관점을 취하고 있다. 각 개인들은 여러 공동체에 속해 있으며 서로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으므로 공동선에 헌신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이에 반해 제시문 〈3〉에서는 개인적 노력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연금제도를 주제로 삼아 스스로 노후 대비를 하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나머지 사람들의 자유가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즉 상호부조를 통한 연대 제도보다 개인들의 자유를 보장하는 자발적 노력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연금을 둘러싼 세대갈등을 해결하려면 우선 심리적으로 〈2〉의 공동체 정신이 필요하다. 모든 세대가 ‘우리’라는 인식을 갖고 서로 배려하고 위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본질적 원인인 경제적 갈등을 충족시키기 부족하다. 본능적 측면인 경제적 이익에 관련되므로 우선 젊은이를 위해 퇴직은 허용하되, 노령화 정도에 따라 퇴직연령을 조절해야 한다.

또한 ‘노인들도 일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은퇴한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이때 일자리는 젊은 층의 일과 최대한 충돌하지 않도록 젊은 층이 미숙하거나 시간문제로 자세히 할 수 없는 방향이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연금은 자립 불가능한 소수에게만 지급해 그 규모를 축소할 수 있고, 따라서 모두가 경제적으로 손해라는 인식이 줄어 결국 세대 간 갈등도 감소하게 될 것이다.

지난 주의 핵심문장 찾기, 제시문 간의 관계 설정하기의 단계를 거치면 자연스럽게 전체 글의 관점과 그 관점을 보다 강조하는 단어를 쉽게 찾는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 키워드(주제어)는 단순히 그 키워드 안에 전체 맥락이 모두 함축되어 있는 단어가 아니다. 단어를 둘러싼 내용 전개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도드라지는 부분이다. 키워드를 선별하는 과정을 천천히 살펴보면서, 큰 그림을 종합적으로 압축하는 방식에 익숙해지도록 하자.

◆세부사항이 아니라 전체 맥락을 중심으로

통상 제시문에서는 핵심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혹은 정당화하기 위해 다양한 예시들을 사용한다. 공동체주의에 대해 역설하기 위해 사회복지시스템 같은 사회부조를 예시로 사용하여 정당성을 강화할 수도 있고, 개인주의적 관점을 옹호하기 위해 사회복지시스템의 폐해나 모순을 지적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독해 시 세부사항이나 예시를 중점적으로 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지난주 지면에 실린 〈고려대학교 2012년도 모의 논술 제시문〉과 같은 경우에도 사회부조 자체의 폐해 혹은 이점에 대해 서술한 경우가 있다. 글에서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바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회부조를 통해 궁극적으로 필자가 하고자 하는 주장인, 공동체주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후 사회부조 혹은 그와 연관된 예시사항을 들어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다음 고려대학교 모의 논술의 모범 답안과 부족했던 답안들을 살펴보자.

〈우수답안1〉의 가장 큰 특징은 제시문의 키워드는 모두 포함되었지만 군더더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시간 제시문 독해 설명 시 지적했던 ‘세대갈등’, ‘사회부조’, ‘인구 피라미드’, ‘세태 변화’ 등 주요 키워드들을 정확하게 논술에 반영하고 있다. 또한, 문단의 첫머리에 그 문단의 가장 핵심문장을 위치시키고 그 뒤에 두세 줄가량 간략한 부연 설명을 하고 있다. 이는 길이의 차이만 있을 뿐 제시문과 매우 유사한 방식의 구성임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받아 적지 않고, ‘하지만, 오늘에 이르러 노인 부양을 위한 사회적 부담의 증가로 세대갈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다.’와 같이 자신만의 문장으로 바꾼 것도 돋보인다.

〈아쉬운 답안1〉도 한번 같이 살펴보자. 이 답안은 제시문의 세부사항에 집중해 제시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못 파악한 대표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문제에서 제시문을 요약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제시문과 동떨어진, 자신이 설정한 문제의식에 기반을 둔 채 글을 전개하고 있다. 제시문에서 ‘노인’, ‘고령화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세대 간의 갈등을 말하기 위함이다. 즉, 고령화 사회가 세대 간의 갈등을 어떻게 심화시키고 있는지, 그 영향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답안을 작성한 학생의 경우 노인 문제에 집중하여, 노인복지 문제와 같이 제시문에 근거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한 바대로 문제를 설정하고 답안을 작성했다.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독해가 논술 작성 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김윤환 논술단기학교 대표강사 대치 아토즈논술 원장
◆정확한 독해가 중요


고려대 모의논술은 제시문들의 관점에 근거해 세대갈등 해결을 위한 방안을 도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제시문을 정확히 파악하고 비교한 뒤, 그에 기반을 둔 자신의 생각을 기술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에서 주된 평가요소에 반영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얼마나 정확하게 제시문을 분석했느냐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얼마나 깊이 있게 자신만의 생각을 서술했느냐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제시문 요약은 간략하고 정확하게 하고, 자신의 생각을 기술하는 분량을 늘리는 것이 보다 좋은 논술 답안의 작성 방식이다.

〈우수답안2〉의 경우 우선 제시문들이 다른 관점임을 언급함으로써, 앞으로 양 제시문을 비교해 가며 글을 서술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해주고 있다. 이는 채점자가 글을 좀 더 효율적으로 읽도록 도와준다. 제시문 분석에 있어서는 한 제시문의 경우 공동체적 연대의식, 공동선에 대한 헌신을 강조하고 있음을 명시해 주었고, 다른 제시문은 개인적 노력과 자율에 대해 역설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공동체적 연대 의식’과 같이 제시문의 주요 논지를 자신만의 단어로 풀어써낸 점이 돋보인다.

〈우수답안1〉과 마찬가지로 제시문의 주요 키워드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후 자신의 생각을 기술하는 부분에서도 제시문에 제시된 생각이 필요함을 역설한 뒤, ‘경제적 자율’의 관점에 기반을 둔 논지를 전개한 것도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독해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

김윤환 논술단기학교 대표강사 대치 아토즈논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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