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들 죄다 살처분” 험한 말
네티즌 “농민 두번 울리는 일” 일간베스트 게시판에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인플루엔자(AI)의 진원지로 전북 고창 오리농가를 지목하면서 ‘AI=전라도’라는 근거없는 글을 무차별적으로 올려 파장이 일고 있다.
일베는 지난해 11월 지역감정 조장과 비속어 사용, 여성 비하, 청소년 유해매체물 게시 등으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는 등 유해사이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사이트다. 특히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숨진 이들을 홍어에 비유해 국민적인 지탄을 받았다.
전국적으로 확산된 AI의 책임이 전북지역 오리농가에 있다는 근거없는 주장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자식처럼 키우던 수만마리의 오리를 살처분한 이 오리농가를 두번 죽이는 피해를 주었다는 지적이다.
일베 회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AI=전라도’로 몰아가면서 전라도 지역이 천벌을 받고 있다는 끔찍한 내용의 글을 쏟아내고 있다. 익명의 한 네티즌은 “조류 독감, 이동중지명령, 홍어들 죄다 살처분 해야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회원은 3년 전 군산 지역에서 발병한 고병원성 AI의 연장선상에서 전북이 ‘AI의 온상’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근거가 없는 억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사상 최악의 조류독감으로 전국 오리와 닭 등 가금류 600만 마리가 살처분됐던 2011년에 전북지역에선 단 한 마리의 감염원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AI발병 원인이 철새에 의한 것인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아 발병지역을 놓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베 회원들은 AI 발병으로 일시 이동 제한(Standstill)상태에 놓였던 지역 농민들을 매장해야 한다는 차마 입에 담기 힘든 험담을 늘어놓고 있다. 일베 회원들은 ‘전북은 민폐지역’, ‘전북 때문에 치킨도 못 먹겠다’. ‘전북은 철조망 치고 밖으로 한 명도 못 나오게 해야 한다’ 등 도를 넘은 비난을 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