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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포트] 장성택 숙청 이후 北체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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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1-22 06:00:00 수정 : 2014-01-22 10: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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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1인체제 공고화” vs “내부 분열로 불안정 심화” 엇갈려
북한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숙청 이후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정점에 둔 유일영도체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과 중장기적으로 엘리트 계층 내부 갈등과 분열 등으로 인해 체제 불안정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상반된 분석이 상존한다. 김정은 리더십과 장성택이라는 인물에 대한 평가가 다른 데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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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숙청→김정은 체제 공고화”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매체는 연일 ‘백두혈통’과 김정은의 유일영도체계 확립을 유례없이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14일자 노동신문 ‘정론’에는 “나는 김정은 동지밖에 모른다. 나는 김정은 동지만을 위해 숨쉬고 피가 뛰며 김정은 동지만을 위하여 싸우는 전사다”라는 글이 게재되는가 하면 이틀 뒤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는 북한군 장병들이 ‘김정은 결사옹위’를 다짐하는 충성 맹세 모임을 열었다. 북한은 장성택 숙청이 결정된 지난해 12월8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 개최 이후 김정은을 ‘위대한 영도자’로 부르고 있다. 위대한 영도자는 김일성에게만 붙이는 ‘위대한 수령님’ 다음 가는 존칭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경제문화포럼에서 “김정은에 대한 개인 숭배 수준이 과거 김정일에 대해 이뤄졌던 것과 같은 수준으로까지 높아진 것”이라며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 지도부는 김정은의 유일영도체계 확립을 전례없이 강조하고 있어 향후 김정은으로의 권력 집중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 연구위원은 “장성택 숙청이 김정은 체제에 불안정성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은 기본적으로 ‘희망적 사고’에 기초하고 있으며 장성택에 대한 과대평가, 김정은 리더십에 대한 과소평가와 관련이 있다”고도 했다.

장성택 처형 전 북한 내부 움직임을 복기해보면 이러한 분석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 북한은 노동당 제4차 세포비서대회(1월)·전군선전일꾼회의(3월)·인민군 제4차 중대장·중대정치지도원 대회(10월) 등 당·군·정 모든 부문의 기층 조직 행사를 요란하게 치렀다. 김정은 중심으로의 체제결속(통일부 분석)을 위한 조치로 이해됐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최근 동아시아 재단이 개최한 ‘북한 정세 전문가 토론회’에서 “1956년의 ‘8월 종파사건’이나 1967년의 ‘박금철·이효순의 반당·반혁명사건’ 이후 김일성 체제가 굳어진 데서 알 수 있듯이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보다는 공고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북한 주민들이 군중대회를 열고 있는 모습 뒤로 ‘우리 당과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동지 만세’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위 사진). 북한의 한 건물 벽에 걸린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동지 만세’라는 구호도 눈에 띈다. ‘위대한 영도자’라는 호칭은 그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부를 때만 사용된 호칭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호칭이 ‘최고 영도자’→‘위대한 영도자’로 격상된 것은 김정은 유일영도체계 구축이 본격화한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조선중앙TV 방송 화면 캡처
◆“장성택 숙청=새로운 권력투쟁 서막”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직 고위 관료는 현재 상태에 대해 “안정을 가장한 불안정성이 내재된 1인 지배체제”라고 규정했다. 표면적으로는 유일영도체계가 강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에는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관료는 “권력 내부 주요 인사들 사이에 이합집산(coalition)이 가능해지는 시점, 특히 매우 복잡한 모습의 이합집산이 전개된다면 북한 체제는 현재의 ‘강요된 안정’이 소멸되고 불안정성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에 방점을 두는 이들의 주요 논거 가운데 하나는 장성택 처형이 당 정치국이라는 합의 기구를 통해 결정됐다는 점이다. 북한 군부 실세였던 리영호 전 총참모장 해임(2012년 7월)과 장성택 숙청이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결정된 점을 보면 김정은의 권력이 확고하지 않다는 반증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성택 숙청이 군부와의 이권다툼에서 장성택이 밀린 결과라는 시각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국제관계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장성택 숙청과 김정은 정권의 미래’라는 분석 보고서에서 장성택 숙청을 “권력재편 과정에서 밀려난 세력의 반격”, “군부가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 권력투쟁 결과”라고 정리했다.

조 연구위원은 “김정은 체제의 북한 권력지형 재편 과정은 장성택 주도의 1단계를 지나 북한군부의 복귀라는 2단계로 접어들 개연성이 있다”며 “장성택계에 대한 군부의 반격은 상당부분 경제적 이권을 둘러싼 세력다툼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김정은의 친정체제 구축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성택 일파에 대한 대규모 숙청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이를 주도할 수 있는 강력한 세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정일과는 달리 김정은은 권력엘리트 간 갈등 조정과 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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