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비트코인은 우리에게 갑자기 다가온 ‘낯선 세상’이다. 금융당국은 냉소적인데 그는 비트코인에 대한 열망에 가득 찬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벌어들이는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그는 20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금융당국은 통화 시스템의 안정성을 고려해야 하므로 신중한 입장인 것은 당연하다”며 “가격 변동 위험을 헤지(회피)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내년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특성에서 비트코인의 가능성을 보나.
“첫째,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다. 금융비용이 거의 없다. 은행도 필요 없고 국경의 제약도 없이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다. 둘째, 새로운 금융혁신 플랫폼의 가능성이다. 디지털 네트워크 경제에 걸맞은 화폐다. 허상이 아니다. 튤립처럼 내재가치가 없는데도 버블을 일으킨 것과는 다르다.”
―대안화폐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보나.
“이미 화폐 기능을 하고 있다. 기존 화폐를 대체한다기보다 보완하는 유익할 화폐가 될 것이라고 본다. 가격 변동성이 큰 건 문제이지만 비트코인 시장이 커질수록 안정화할 것이다.”
―금융당국은 냉소적인데.
“금융당국의 입장은 이해한다. 그러는 게 당연하다. 중요한 건 비트코인의 세계적 흐름에서 어떻게 할 것이냐, 어떻게 우리 흐름으로 만들어갈 것이냐이다. 실리콘밸리도 비트코인이 금융혁신을 이끌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금을 캐듯 채굴을 통해 발행된다는데 어떻게 할 수 있나.
“초기엔 개인이 노트북 컴퓨터로도 할 수 있었지만 이젠 어렵다. 난도가 점점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제 채굴은 기업화, 집단화하고 있다. 채굴장비도 갖춰야 하는데, 60만원짜리를 사면 첫 달에 20만원 정도 수익을 내고 점차 수익이 줄 것이다. 연산능력은 고정돼 있는데 문제는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채굴(mining)이란 비트코인 시스템이 요구하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으로, 이 과정을 통해 모든 비트코인 거래가 증명되고 투명하게 공개된다. 문제를 푼 참여자에겐 일정액의 비트코인이 보상으로 지급되도록 설계돼 있다. 채굴을 한마디로 ‘작업증명’이라고 한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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