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53) 우정사업본부장은 29일 세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앞으로 우체국 네트워크를 축소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겠다”며 “통신, 교통의 발전으로 우체국이 없어도 문제가 안 되는 지역이 있을 수 있는 만큼 통폐합을 통해 비용을 줄이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앞서 우본이 제공해야 할 보편적 서비스의 기준을 세밀히 재정립해 거기에 맞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특히 도시의 우체국은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의 80%가 사이버 거래로 이뤄지는 만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도시에 이어 ‘1면 1우체국’ 방식으로 운영 중인 이외 지역으로 대상을 넓히는 한편 관련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경기 신도시 등에 대해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것이 김 본부장의 구상이다.
지난 15일 취임한 김 본부장이 경영 효율화를 위해 우체국 통폐합부터 고민하게 된 것은 이들 네크워크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적자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어서다. 전국에 3600개 우체국을 운영 중인 우본은 지난해 우편사업에서만 707억원의 적자를 봤다. 2011년 439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김준호 신임 우정사업본부장이 29일 서울 광화문의 우정사업본부장 접견실에서 우체국 통폐합, 임대사업을 통한 새로운 수익원 창출 등과 관련된 경영 효율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이어 “예금이나 보험은 흑자를 내고 있지만 저금리로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갈수록 돈 나올 구석이 없어지는 실정”이라며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는 서울 명동의 포스트 타워(중앙우체국)처럼 부동산 개발을 통한 임대사업을 새 수익원으로 삼으려 한다”고 밝혔다. 기존 우체국 건물을 재건축해 일부는 우체국으로 쓰고, 나머지는 임대해 수익을 키워 적자를 메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유력한 부지도 점찍어뒀다. 그는 “예산당국과 협의해 순차적으로 투자에 나설 예정”이라며 “상당수 우체국 부지가 요지에 자리 잡고 있는데 그중 서울 여의도와 용산의 사업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메일과 관련한 신규 서비스 등 다른 수익원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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