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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뚱보'를 위한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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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7-02 21:21:10 수정 : 2013-10-12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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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무게는 과연 얼마까지 나갈 수 있을까. 지금까지 체중이 가장 많이 나간 사람은 미국 시애틀 출신의 존 브로워 미노치로 기록돼 있다. 1941년에 태어나 1983년에 숨진 미노치의 몸무게는 한때 635㎏에 달했다고 한다. 2년 만에 216㎏으로 419㎏ 감량하는 데 성공해 체중감량 부문에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세계 비만 인구는 3억명, 과체중까지 합치면 17억명을 넘어선다. 살찐 사람이 늘어났다고 해서 비만에 대한 시선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추세다. 어떤 항공사는 몸무게에 따라 요금을 더 받고, 국민건강 차원에서 설탕이 섞인 초콜릿 등의 제품에 비만세를 물리는 나라도 있다.

비만을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여기던 시절이 있기는 하다. 그리스 시대와 중세 이후 르네상스 시대의 미인 기준은 풍만함이었다. 살오른 미인은 미로의 비너스상, 르네상스시대 회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석기 시대에는 큰 가슴과 굵은 허리를 가진 여성이 미인으로 대접받았다는 주장도 있다.

요즘 사회에서는 비만자로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비만자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뚱보’는 자기관리를 못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줘 조직생활에서 불리한 때가 많다. 실제로 육체적 능력이 중시되는 군인이나 소방공무원은 채용이나 승진 시 불이익을 받는다.

최근엔 비만이 단순히 살쪘다는 의미를 넘어 그 자체가 질병이라는 보고서들이 나오면서 살빼기 열풍은 큰 빌딩을 쓸어버릴 듯한 기세다. ‘전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법하다. 거리 곳곳에 내걸린 다이어트 광고판과 현수막은 사생결단이라도 할 것 같은 기세다. 한 달에 몇㎏ 감량하지 못하면 환불해 주겠다는 다이어트 업소는 서울에만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비만은 과영양과 운동부족이 주범이다. 육고기와 인스턴트 식품에 자동차 세탁기 같은 ‘노동절약형 기기’ 탓이 크다. 얼마전 서울시민 4명 중 1명이 비만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비만은 문명병이다. 공자 말씀처럼 나물 먹고 물 마시는 극단까지 갈 필요는 없다. 어려웠던 시절처럼 덜 먹고, 더 많이 움직이면 극복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이란 없다.

옥영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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