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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방중단 ‘아마추어 외교’ 눈총

입력 : 2013-06-28 23:32:37 수정 : 2013-06-28 23: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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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만찬 사진은 비공개 원칙’
中 외교 관행 제대로 파악못해
朴대통령 한복사진 게재 ‘결례’
3박4일로 중국을 방문 중인 정부 방중단이 ‘아마추어 외교’로 눈총을 받고 있다.

청와대 김행 대변인은 27일 오후 9시40분쯤(한국시간 10시40분) 베이징 페닌슐라호텔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만찬행사에 관한 내용이었다. 김 대변인은 수행 기자들의 요청으로 박 대통령이 만찬에서 입은 한복 차림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위아래에 황금색 한복을 입었고 옷고름은 녹색이며 끝동(소매끝)에 흰 바탕에 자수를 놨고 깃동(깃끝)에 금박을 누볐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취재진이 한복을 입은 박 대통령 사진을 요구하자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식사자리에서 시 주석과 함께 있는 사진은 게재가 안 되지만 혼자 있는 사진은 언론에 제공해도 된다”는 것이었다. 청와대 측이 방중한 외교부 관계자에게 박 대통령의 한복 사진 공개 여부를 물어본 뒤 내린 결론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11시(한국시간 12시)를 전후해 청와대는 각 언론사에 긴급히 연락해 “대통령의 한복 사진 게재를 보류해 달라”고 주문했다. “중국은 정상외교에서 만찬 사진은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는 이유에서다. 언론사의 최종 마감을 코앞에 두고 청와대가 부랴부랴 외교적 결례를 피하기 위해 긴급대응에 나선 셈이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언론사는 국익 차원에서 청와대의 요청에 협조했다. 그러나 최종마감이 빠른 일부 언론사는 사진 게재를 막지 못했다.

방중단에는 외교안보수석, 외교부 장관 등 외교경험이 풍부한 외교안보 라인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이 국빈방문하는 중국의 외교 관행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실례를 저지른 꼴이 됐다. 김 대변인은 “한복 설명과 사진 제공은 모두 언론 요구를 적극 수용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사진 실수는 외교부쪽이 중국 관행을 제대로 몰라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작 자신의 한복 패션 홍보가 지나치게 부각되는 점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베이징=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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