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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ny Place] 봄, 꽃보다 전통시장

입력 : 2013-04-12 13:42:33 수정 : 2013-04-12 13: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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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가 물러나고 따스한 바람에 맺힌 꽃 봉우리가 하나 둘 피어 오르는 봄. 봄꽃 나들이를 떠나는 가족들과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오늘은 대표 봄꽃 나들이 장소와 따뜻한 정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근교 전통시장을 함께 소개한다.

봄이면 하얀 솜털을 덮어 쓰는 말의 귀, 진안 마이산 봄꽃 놀이와 진안시장

산의 모양이 말의 두 귀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마이산(馬耳山). 특이한 모양으로 형성된 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멋있지만 해마다 벚꽃이 피는 시기만을 골라서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마이산은 전북에서 유명한 봄꽃 군락지이다.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인지 벚꽃이 개화하는 시기가 비교적 늦어 올해도 4월 20일을 전후에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산 벚꽃은 크게 북부와 남부로 나뉘어 개화하는데 남쪽의 꽃이 더욱 크고 멋있다. 호수를 따라 펼쳐진 벚나무들은 큰 바위로 이루어진 마이산에 둘러싸여 마치 무릉도원을 연상케 한다. 벚꽃 군락의 규모는 다른 지역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마이산 자체를 둘러보고 호수와 함께 거닐어 가는 코스로는 제격이다.

마이산의 북부 주차장 쪽으로 나가면 진안시장을 만날 수 있다. 시외버스 정류장과 가까운 진안시장은 큰 상가에서는 상설장이 열리고 매월 4일, 9일에는 바로 옆의 개천을 따라 5일장이 형성되어 옛 전통시장과 현대식 시장 분위기를 모두 느낄 수 있다. 특히 상가는 백화점을 방불케 할 정도로 편의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는데 쇼핑 카트는 물론 중간에 앉아서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휴식터, 아이들을 위한 작은 독서공간까지 마련되어 있다. 진안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진안 소머리 국밥은 절대 빼놓지 말자. 5천원의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으니 마이산에 오르기 전, 소머리 국밥 한 그릇으로 원기충전하고 출발해 보는 것도 좋다.

꽃병아리들의 잔치, 노오란 유채꽃 보러 떠나는 경주 봄 나들이와 중앙시장

봄 나들이 가서 가장 사진 찍기 좋은 꽃이 바로 유채꽃이 아닐까. 나무에서 피어나는 다른 봄꽃들과는 다르게 땅에서 새록새록 솟아오르는 유채꽃은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 흔쾌히 옆자리를 내어준다. 4월 경주 반월성과 황룡사지 일대는 하나 둘 꽃병아리의 산들거림이 시작된다. 유채꽃도 유채꽃이지만 꽃 사이사이에 몸을 비집고 사진을 찍는 친구나 연인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참 꽃 구경에 심취하다 보면 배가 고프기 마련. 경주 유채꽃 군락은 아무래도 관광단지이다 보니 마땅히 끼니를 해결할 만한 곳이 없다. 그럴 땐 경주 고속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중앙시장을 찾아가보자.

중앙시장은 아랫장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주로 수산물, 식육점, 청과물 등을 취급한다. 하지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국밥류이다. 소머리 곰탕, 돼지국밥은 중앙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절대 빼먹지 않는 별미중의 별미다. 수육마다 찍어먹는 양념이 따로 있다고 하니 왠지 그 맛도 남다를 것 같다. 먹고 갈 시간이 부족하다면 돔베기만은 꼭 사가지고 가자. 돔베기는 상어고기로 경상도에는 제사상에 올라가는 귀한 음식이지만 요즘은 반찬으로 구워먹기도 한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유채꽃 구경으로 눈을 호강했으면 입 호강은 당연지사다.

수도권 속의 봄꽃 관광지, 샛노란 옷을 입는 응봉산 봄 산책과 금남전통시장

수도권 전철 중앙선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은 4월 초 중순 무렵의 아름다운 풍경을 전철 내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바로 중앙선 응봉역에 있는 응봉산에 노랗게 덮이는 개나리 풍경이다. 응봉산은 산세가 매우 낮아 금세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낮은 정상에서 서울 전경을 볼 수 있어 야경을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각광 받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할 뿐이다. 응봉산에 만개한 개나리들은 유채꽃과는 다르게 더 오밀조밀하고 야무진 느낌이 든다. 우선 색이 ‘노란’ 색이다. 그것도 샛 노란색. 반면 줄기는 나무여서 꽃이 줄기에 밀착되어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느낌이 없어서 왠지 우리나라 정서와 잘 맞는 듯 하다. 응봉산에 올라 개나리꽃도 가까이에서 보고 서울 전경도 감상할 수 있지만 응봉산 둘레를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도심 속 맑은 공기를 마시는 상쾌함과 왼쪽엔 응봉산의 샛노란 옷을, 오른쪽에는 한강의 지류인 중랑천을 끼고 시원하게 달릴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왔다면 지하철로, 자전거를 타고 왔다면 그대로 금남시장까지 가보자.  6.25사변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금남전통시장은 짧지 않은 역사만큼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다. 그 중 반찬거리나 정육점, 과일 등은 질도 좋고 저렴해 주변 지역민들이 많이 찾는다. 하지만 처음 방문하는 것이라면 곧바로 ‘원조’이름이 붙은 보쌈집으로 향하자. 요즘은 하도 ‘원조’라는 말을 많이 써서 의구심이 들지도 모르지만 일단 먹어보면 왜 ‘원조’를 당당하게 내걸고 장사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장에서 파는 4천원 칼국수도 별미 음식이다. 즉석에서 반죽하고 칼질해서 끓여 내오는 칼국수는 60년대 방식으로 제조되어 더 정겨운 맛을 느낄 수 있다.

핑크빛 설레임과 매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곳, 강화도로 떠나는 봄 꽃 여행과 강화풍물시장

수도권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파묻혀 있는 봄 꽃무리를 볼 수 있다. 인천 강화도에 위치한 고려산은 고인돌이라는 역사유적과 함께 매년 4월마다 만개하는 진달래로 폭 덮인다. 총 4km, 약 20만평의 규모로 고려산의 능선을 따라 이어져 있는 분홍색 진달래 꽃밭은 마치 봄날의 핑크빛 설레임을 느끼게 할 정도이다. 고려산은 해발 436m의 완만한 산등성이어서 누구나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고 진달래가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축제도 진행한다. ‘진달래 노래자랑’, ‘고인도 문화해설’, ‘진달래 화전 체험’ 등 고려산의 유적과 자연환경을 그대로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가족 단위의 관광객에게 인기가 있다. 이렇게 고려산의 역사유적과 꽃 구경을 마쳤다면 이제 몸보신하러 강화풍물시장으로 떠나보자.

강화도에서 유명한 민물장어구이와 시장 명물인 밴댕이 회무침에 강화전통 쌀 막걸리를 곁들이면 그 맛이 금상첨화다. 또한 매월 2일, 7일에는 특이하게도 ‘고추시장’이 따로 열리는데 김장철이나 명절은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린다. 게다가 즉석에서 양념에 버무려 파는 강화 순무김치와 강화도의 싱싱한 해산물을 재료로 하는 젓갈까지, 강화풍물시장은 무언가 ‘강렬한’ 맛이 든다. 핑크빛 설레임과 강렬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곳! 강화도로 떠나보자.

이한호 (쥬스컴퍼니 대표 / ceo@comefun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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