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KTX 노선싸고 지역갈등

대전·충청, 서대전역 경유 요구
호남 “45분 지연 저속철 우려”

대전·충청권이 2015년 개통예정인 호남고속철도 KTX의 서대전역 경유를 요구한 것에 대해 광주와 전남·북 지역민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지역 간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3일 광주광역시와 전남·북도에 따르면 대전시와 육·해·공군본부, 육군훈련소는 최근 호남고속철도 KTX 노선이 기존 대전권을 경유하도록 해 달라는 건의문을 정부에 제출했다. 이들은 용산∼오송∼공주∼익산∼정읍∼광주로 이어지는 호남고속철도 전용 신설 노선과 별도로 오송∼서대전∼계룡∼논산의 기존 일반 선로도 병행 활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남권 지역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일반 선로를 병행하면 호남고속철도의 운행 시간이 45분 더 걸려 저속철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는 점을 꼽고 있다.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 광주송정에서 용산까지 소요시간이 기존 2시간48분에서 1시간33분으로 1시간대로 단축된다. 서울∼익산 노선은 기존 1시간41분에서 1시간6분으로 줄어든다.

호남권 지역민들은 또 우여곡절 끝에 노선 확정과 예산을 확보해 2015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상황에서 대전·충청권의 요구로 자칫 공사가 차질을 빚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호남고속철도 오송∼광주송정 182㎞ 구간에는 총사업비 8조7283억원이 투입돼 19개 공구의 노반공사가 추진 중이며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59%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북도는 대전·충청권의 요구에 공동대응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국토해양부는 호남선 KTX노선을 확정하고 광주송정역을 중심으로 한 국토서남권의 교통체계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공정률이 50%를 넘긴 상황에서 계획을 변경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호 전북도의회 의장은 최근 성명을 내고 “대전·충청권은 서대전 경유 의견을 철회하고, 정부도 애초 노선 방침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호남권 지역민들의 반발에도 대전·충청권은 대전과 세종, 계룡, 논산 4개 시 승객 이용을 배제한 호남고속철 노선은 오히려 국가 균형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전·충청권 관계자는 “호남고속철 KTX가 대전권을 경유하지 않으면 호남과 대전권의 접근성이 악화돼 국가 균형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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