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 소리에 나와보니… 하늘에서 시체가 '쿵'

런던 경찰은 이 남자가 아프리카 출신, 아마도 앙골라 출신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그가 누구인지 전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곤한 잠에 떨어져 있던 지난 9월9일 일요일 새벽 런던 서부 교외 모트레이크 주민들 일부는 요란한 굉음에 잠을 깨야 했다. 놀라 거리로 뛰어나온 주민들은 한 편의점 옆에 흑인 남성의 시체 한 구가 놓인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처음 이 남성이 살해돼 유기된 것으로 생각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하루만에 경찰은 이 남성이 인근 히드로 공항으로 착륙을 준비하던 항공기가 랜딩기어를 내리면서 하늘로부터 떨어진 것으로 생각을 바꿔야만 했다.

비행기에 몰래 숨어든 것으로 여겨진 이 남성은 아무 신분증도 갖고 있지 않았으며 단지 앙골라 지폐 약간만을 소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이 떨어진 비슷한 시간에 앙골라 여객기 한 대가 히드로 공항 착륙을 위해 모트레이크 상공에서 하강을 시작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부검 결과 이 남성은 높은 곳에서 떨어져 복합 골절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히드로 공항 인근에 살면서 비행기 소음에 익숙한 모트레이크 주민들은 이 같은 경찰의 설명을 쉽게 받아들였지만 이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 남성이 떨어진 곳에 그를 추모하는 꽃다발 등이 수없이 쌓였고 특히 영국의 앙골라 출신들은 직접 모트레이크를 찾아 그를 추모했다.

램버트라는 41살의 앙골라 출신 남성은 "그가 왜 항공기 밀항을 통해 앙골라를 떠나려 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가족들은 그가 이렇게 비참하게 목숨을 잃은 것을 전혀 알지 못할 것이다. 그의 부모들은 지금도 그와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는 잃어버린 영혼이 됐다"고 비통해 했다.

런던 경찰이 이 남성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것은 단지 20대로 추정되는 그가 앙골라 출신으로 보인다는 점과 그의 팔에 Z와 G 두 글자가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는 것뿐이다. 런던 경찰은 이 남성의 몽타쥬를 작성해 앙골라에 신원 추적을 의뢰했지만 그의 몸에서 앙골라 지폐가 나왔다는 점만으로 앙골라 국민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회답만 들었을 뿐이다.

모트레이크 주민들은 과거에도 이처럼 항공기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례가 한두 차례 있었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경찰은 이 같은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한다.

영국 경찰은 최근 이처럼 항공기 밀항을 통해 유럽으로 밀입국하려는 사례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랜딩 기어실이나 화물칸 등에 숨어들어 밀입국을 시도한다 해도 항공기가 고도 3000m에 이르면 기압이 크게 떨어지는 데다 기온도 영하 40∼50도까지 낮아져 밀입국자가 생존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이 남성의 경우도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랜딩 기어가 펼쳐지면서 지상으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런던 경찰은 지금도 혹시 이 남성의 신원이 밝혀질 것에 대비해 시신을 냉동 보관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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