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390억… 다저스맨 된 ‘괴물’

류현진, 한국프로야구서 MLB 첫 직행
인센티브까지 최대 453억…‘옵트 아웃’ 조항 등 대박
마감 30초전 극적 타결…‘꿈의 무대’ 새 경로 개척
선구자 박찬호 이은 쾌거

‘대한민국 에이스’ 류현진(25·한화)이 마침내 일을 냈다. 한국 프로야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했다. 그가 받는 돈도 해외에 진출한 한국 선수 중 가장 많다. 대박이 터진 셈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MLB.com)에 “LA 다저스가 한국의 왼손투수 류현진과 계약했다”고 전했다. 계약 기간은 6년이며 총액 3600만달러(약 390억원)를 받는 조건이다. 이와 별도로 해마다 투구 이닝에 따른 인센티브로 100만달러를 더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류현진이 챙길 수 있는 최대 액수는 4200만달러(453억원)에 이른다.

류현진은 계약기간 5년을 채우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요구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 out)’ 조항과 5년간 750이닝을 던지면 계약기간에 상관없이 FA로 풀릴 수 있는 조항도 계약에 넣었다.

류현진의 이번 계약은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 중에서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텍사스·6년 6000만달러)와 마쓰자카(보스턴·6년 52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세 번째에 해당하는 대형 계약이다.

류현진과 다저스의 협상 마감시한은 이날 오전 7시였다. 이번 계약은 마감시한 30초를 남겨놓고 극적으로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악마의 에이전트’라는 별명답게 협상 마감시한 30초까지 버텨 유리한 조항들을 이끌어 냈다.

류현진의 다저스 입단은 한국 프로야구사에 큰 획을 긋는 일대 ‘사건’이다. 1982년 출범한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는 류현진이 처음이다. 이상훈과 구대성이 한국프로야구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으나 둘은 일본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뒤에야 가능했다. 또한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를 비롯해 김병현 서재응, 김선우, 봉중근, 최희섭, 추신수는 아마추어 시절에 스카우트된 경우다.

류현진은 대형 계약으로 당당히 메이저리그를 밟으면서 한국 프로야구는 그 위상을 한껏 드높인 것은 물론이고 메이저리그로 가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고졸 선수나 대학생 등 아마추어 유망주들을 집중적으로 영입했을 뿐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이유는 한국 프로야구를 마이너리그 싱글A 수준으로 매우 낮게 봤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포스팅 굴욕사는 그들이 한국 프로야구를 바라보는 시각을 그대로 보여준다. 1998년 이상훈(60만달러), 2002년 진필중(무응찰, 2만5000달러), 임창용(65만달러) 등 한국프로야구의 특급 선수였던 이들이 겪었던 굴욕은 한국 프로야구의 상처로 남아 있다.

美서도 배번 99번 다저스는 10일 배번 99번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찍은 사진을 구단 트위터에 올렸다.
하지만 한국 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올림픽 등의 국제무대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면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평가도 완전히 달라졌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류현진의 다저스 입단이다. 류현진은 포스팅 금액으로 역대 네 번째인 약 2573만달러(약 280억원)를 받아낸 데 이어 연봉에서도 6년 3600만달러의 대박을 터뜨리며 달라진 인식을 증명했다.

‘선구자’ 박찬호는 어린 유망주들에게 한국 프로야구를 거치지 않는 메이저리그 직행의 진로를 제시했다. 그에 비해 류현진은 한국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유망주들에게 국내에서 실력을 증명한 뒤 메이저리그를 노리는 새로운 길을 안내했다.

류현진의 다저스행은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인 기념비적인 쾌거이자 제2, 제3의 류현진이 나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한국 프로야구사에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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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