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을 업그레이드하라”… MLB 첫 해 특명

류현진, 다저스서 생존경쟁 돌입
2013년 2월 시범경기 첫 출격 전망
이동거리 멀어 체력 보강도 필수

이제부터는 ‘생존경쟁’이다.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유니폼을 입는 류현진(25·사진)이 내년 2월부터 본격적인 생존경쟁을 시작한다. 거액을 받고 입단한 만큼 성적으로 그 진가를 입증해야 한다. 아울러 첫해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다.

다저스의 스프링캠프는 내년 2월13일 차려진다. 투수와 포수가 먼저 미국 애리조나주 캐멀백랜치스타디움에 모여 몸을 푼다. 야수는 나흘 뒤 합류한다. 2월2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부터 3월 말까지 열리는 34차례 시범경기가 류현진의 첫 테스트 무대다.

류현진은 우선 체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다. 팀당 133경기인 한국과 달리 메이저리그는 162경기를 치른다. 게다가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먼 곳까지 이동해야 한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찌감치 지칠 수밖에 없다.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하는 만큼 류현진은 최대 33∼34차례의 등판을 소화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투구 이닝도 200이닝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2006년과 2007년 각각 201과 3분의 2이닝, 211이닝을 던졌다.

류현진이 초호화 선발투수진을 자랑하는 다저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체인지업을 좀 더 예리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류현진은 미국에서 ‘뚱보 투수’ 데이비드 웰스와 비슷하다는 평을 들었다. 외형뿐만 아니라 투구 스타일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웰스의 주무기가 각도 큰 커브라면 류현진의 필살기는 예리한 체인지업이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체인지업을 앞세워 탈삼진 타이틀을 석권했다. 오른손 타자 바깥쪽에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무너뜨렸다. 특히 힘은 좋지만 유인구에 잘 속는 빅리그 타자를 제압하려면 체인지업의 각도를 더욱 날카롭게 만들어야 한다. 일본에서 7년 통산 93승38패, 평균자책점 1.99를 남기고 미국에 건너간 다르빗슈 유(26·텍사스)가 빅리그에 데뷔한 올해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다르빗슈도 다양한 변화구를 장착했으나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힘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체인지업이 밋밋하면 장타를 허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던지려면 직구 스피드도 높여야 한다.

류현진의 목표는 두 자리 승수다. 류현진이 생존을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하다. 올해 다저스가 속한 내셔널리그에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는 총 16팀에서 46명. 다저스 투수 중 클레이튼 커쇼(14승), 크리스 카푸아노(12승), 채드 빌링슬리·조 블랜턴·애런 해렁(10승) 등 5명이 10승 고지를 밟았다. 3∼4선발이 유력한 류현진은 최소 10승 이상을 올려야 이름값을 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

류현진이 첫해부터 돌풍을 일으킨다면 다르빗슈가 올해 작성한 일본인 투수 빅리그 데뷔 최다승(16승) 경신도 노려볼 만하다.

한국의 간판 투수와 일본의 대표가 미국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일 예정이어서 양국 팬들의 관심도 지대하다. 그보다도 류현진이 2010년부터 3년 내리 가을 잔치에 빠졌던 다저스를 포스트시즌에 올려놓는 데 큰 힘을 보탠다면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할 수도 있다.

김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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