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결함' 발견 가능성… 中·러까지 등 돌리자 '속도조절'

북한이 8일 장거리 로켓 발사의 ‘카운트다운’을 돌연 멈췄다. 그 배경과 함께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 1일 로켓 발사 계획(10일∼22일)을 예고한 뒤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아랑곳않고 발사를 밀어붙였다. 지난 3일 1단 로켓를 시작으로 4일 2단, 5일 3단을 각각 장착했으며 발사장 연료저장소 2곳에 액체연료를 채우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그랬던 북한이 9일 새벽 조선중앙통신 보도로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 시기를 조절하는 문제를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검토 중’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당초 계획했던 발사 일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토 내용이 무엇인지는 함구했다. 전문가들은 일사불란하게 발사 준비를 해 왔던 북한이 막판에 시점 조정을 거론한 것은 기술적 문제와 기상 악화, 국제사회 반발 등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기술적 문제에 비중을 두고 있다. 정부 소식통이 “지난 8일 낮부터 동창리 미사일기지 현장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고 설명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로켓 발사는 발사대에 로켓을 세운 뒤에도 부품 결함 등 예기치 못한 기술적 변수가 발견돼 카운트다운이 연기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빙성은 높다. 북한은 동창리 발사장에 3단 로켓을 장착한 뒤 그동안 로켓 동체 점검 및 통신 점검 활동을 해왔다.

상당수 로켓 전문가도 지난 4월 발사에 실패한 이후 불과 8개월 만에 기술적 결함을 모두 바로잡아 다시 발사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지적을 내놨다.

국제사회의 반발도 북한의 판단에 영향을 줬을 개연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발사계획을 발표한 직후 한·미·일뿐만 아니라 북한과 가까운 중국과 러시아까지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중국은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 발표 이후 ‘당대당’ 채널이나 외교 당국 간 채널을 통해 북한을 압박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로켓 발사 예고만으로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존재감을 충분히 각인시킨 만큼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발사를 강행해 전통우방인 중국, 러시아와 마찰을 빚는 것은 피하겠다는 현실적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치적 판단의 영향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기술적 문제도 있겠지만 국제사회가 금융 제재를 포함해 여러 방안을 논의하는 점도 작용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중국 등의 말을 듣고 발사를 포기할 사람들이 아니다”면서 “발사를 하고 싶어도 그렇지 못한 이유가 생긴 것일 것”이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기술적 결함과 함께 최근 한반도에 밀어닥친 강추위와 폭설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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