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인터뷰] 박하선 “팜므파탈·파격노출…서른쯤엔 어울릴까?”

어린 시절, 박하선은 심은하 같은 여배우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25살이 된 현재의 박하선은 “심은하 선배를 닮고 싶다 해도 따라갈 수도 없다”고 담담하게 인정했다. 롤모델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 대신 자신만의 색으로 빛을 내려고 노력하는 일이 20대 중반에 선 박하선의 선택이다.

- 영화 ‘음치클리닉’의 동주가 시트콤 ‘하이킥3’ 속 캐릭터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동주와 하선을 비슷하게 보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털털함의 유무가 다르지 않나. ‘하이킥3’의 하선이 새침하고 예쁜 허당이라면 동주는 그냥 허당에 치명적인 건어물녀다.(웃음) 사실 처음에는 ‘음치클리닉’의 출연을 거절했었다. 그런데 그동안 내 털털함을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고 놓치면 후회할 작품이 될 것 같더라.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영화가 너무 코믹 장르로만 치우친 것 같다는 점이다.

- 첫 상업 영화의 주연 여배우로서 대우가 달라진 부분이 있던가.

개인 의자가 나왔다는 정도다.(웃음) 하지만 앉아있을 시간도 없었고 선배들이 계시는데 나만 턱 쉬고 있을 수도 없었다. 여주인공의 부담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는데 솔직히 부담을 거의 느끼지 않았다. 시나리오 리딩 때부터 윤상현, 박철민 선배, 김해숙 선생님 등 모두 재미있었다. 난 선배들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을 얹은 셈이다.(웃음)

- 코미디였지만 윤상현과의 로맨스가 있다. 남자로서 매력을 느꼈나.

극중 동주는 짝사랑하는 남자가 따로 있다. 그래서 윤상현의 신홍에게는 벽을 치고 연기했다. 요즘 이미지가 달라졌지만 촬영 때는 엄청나게 수다스럽고 시끄럽고 재미있는 선배 정도였다. 윤상현은 어린애처럼 장난기와 에너지가 넘치는 선배다. 먼 훗날, 영화 속 이미지가 희석된 다음 윤상현과 정통 멜로드라마 호흡도 맞추고 싶다.

- 윤상현은 박하선이 좋다고 시도 때도 없이 고백하고 있다.

처음에는 영화 홍보의 일환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윤상현이 “넌 착한 척 예쁜 척 안 해서 좋다”고 하더라. 물론 처음에는 내게 ‘동이’의 인현왕후나 ‘하이킥3’의 이미지를 기대했는지 무척 실망하는 눈치였다. 심지어 “넌 화면에서는 예뻤는데 실제로는 왜 이러냐”고 독설까지 하던데.(웃음) 실제로 ‘음치클리닉’ 촬영 내내 몸매 관리도 안 해서 살이 많이 쪘었다.

- 윤상현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달라졌나.

예전에는 굉장히 까칠하고 예민하고 과묵한 배우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정 반대였다. 여성스럽고 수다스럽고 나이에 비해 무척 순수하다. 지방 촬영을 갔을 때 내게 물총을 쏘고 도망가기도 했다. 일본 팬들에게 선물 받은 것이라고 하더라. 정말 할 말을 잃었다.(웃음) 배우에게는 순수함이 꼭 필요한데, 윤상현은 정말 앞날이 기대되는 ‘40대 귀요미’다.

- ‘40대 귀요미’ 남자친구는 어떤가.(웃음)

생각 안 해 봤지만 그냥 유쾌할 것 같다. 윤상현의 장점이자 단점은 수다스러움이다. 덕분에 남자가 아닌 여자 동료로 느껴진다. 편안한 수다 파트너 정도일까.(웃음)

- 실제 이상형은 어떤 남성인가.

남자답게 생긴 스타일을 좋아한다. 하지만 다정하고 저만 바라보는 사람이어야 한다. 유준상 선배를 참 좋아했고 영화 ‘챔프’에서 호흡을 맞춘 차태현 선배도 좋았다. 요즘에는 아역스타 여진구 군에게 시선이 간다. 원래 연하는 안 좋아하는데 여진구는 목소리가 무척 남자답다.(웃음)


-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박하선은 외모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짝사랑도 할 것 같다.

난 적극적으로 대시하고 직접 고백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실제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고백도 해 봤다. 결과적으로 실패한 경험도 많아서 이젠 먼저 고백하는 건 안 하려고 한다.(웃음) 그래도 아직 어려서 그런지 날 좋아하는 남자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끌리다. 날 좋아하는 사람은 결혼할 때 만나면 되지 않을까.(웃음)

- 이런 성격 덕분에 망가지는 연기에도 과감하게 뛰어들 수 있었던 모양이다.

동주와 나는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편했다. 배우 박하선이 매일 그런 모습을 보이면 진상이지만 연기로 승화시키면 정말 잘한다고 좋아하더라. 사실 연기가 아닌데.(웃음) 그런데 단아한 연기도 힘들지는 않다. ‘동이’의 인현왕후는 내가 아닌 것 같았다. 모니터할 때마다 스스로 “와, 저 단아한 궁중 여인은 누구야”라며 신기해했다.(웃음)

- 하지만 많은 남성 팬들은 박하선에게 인현왕후의 단아함, ‘하이킥3’의 새침함을 기대할 텐데.

남성에게만 사랑받는 것은 좋지 않다. 대중문화는 여성들이 이끄는 분야가 아닌가. ‘동이’, ‘하이킥3’ 이후 여성 팬들이 줄어들어 속상했다. 예전에는 여성 분들도 “팬이에요”라며 다가왔는데 두 작품 이후로는 “남자친구가 팬이니 사인해 달라”는 소리를 더 많이 한다. ‘음치클리닉’을 통해 털털한 이미지로 여성의 사랑을 회복하고자 한다.(웃음)

- 연기를 하지 않는 평소에는 주로 무엇을 하나.

친한 사람들과 만나서 쇼핑도 하고 일본 드라마를 몰아서 보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하이킥3’에서 호흡을 맞춘 백진희와 선글라스만 쓴 채 삼청동에 놀라오기도 했다. 화장 안 하고 모자를 쓰면 아무도 나를 못 알아본다.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데 한 번도 배우 박하선을 알아보는 경우가 없더라.(웃음) 그런데 ‘하이킥3’가 잘 돼서 인지도가 약간 높아진 것 같다.

- 작품에서 만난 배우들과 깊은 친분을 쌓는 것 같다.

그렇다. ‘동이’ 팀과도 친해서 한효주, 이광수, 지진희, 이소연 등과 몇 달에 한 번씩 만나기도 한다. 참, 한효주 언니가 주연한 영화 ‘반창꼬’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기대가 크다. 나도 그런 멜로 작품을 찍고 싶다.

- 또 어떤 캐릭터와 장르에 욕심이 나나.

섹시한 팜므파탈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웃음) 서른 살쯤에는 파격적인 베드신도 소화할 수 있는 여배우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장은 발랄한 로맨스를 주로 하고 싶다. ‘19금’ 장르도 언젠가는 해야겠지만 누가 봐도 어색하지 않을 때 도전하고 싶다. 특히 노출은 정말 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영화 ‘외출’의 손예진 선배나 ‘미인도’의 김민선 선배처럼 아름답고 감성적인 섹시미를 드러내고 싶다.

- 본인이 생각하는 여배우 박하선의 장점은 무엇인가.

가장 당당할 수 있는 장점은 얼굴에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웃음) 편안한 외모라 어떤 역할이든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 처음에는 모든 여배우의 로망인 청순미에 집중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일이 끊길 것 같더라. 롤모델이었던 심은하 선배처럼 되고 싶었지만, 따라갈 수도 없고 결국은 내 본연의 색깔이 드러나고 만다. 난 아직 보여드릴 부분이 많다.


박민경 minkyung@segye.com
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

[WE+]는 Weekend와 Entertainment의 합성으로, 세계닷컴이 만든 '주말 웹진'입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 POLL
전작권 전환시기가 사실상 무기한으로 연기되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현명한 결정이었다.
우리나라로 가져왔어야한다.
잘 모르겠다.
  • 10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