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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에서 시내까지 택시가 차선을 한 번도 바꾸지 않더라.” 프랑크프루트는 공항에서 가깝다.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언젠가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온 한국인이 놀랍다는 듯, 한 이야기다.

◇ 프랑크프루트 시청광장의 위층이 더 넓은 건물
우연일지 모를 일이지만 그럴 수 있다. 택시기사란 힘든 직업으로 인식되기에 요즘이야 외국인들이 많아서 운전하는 모습 또한 많이 달라져 조금은 난폭하게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교통경찰이 없어도 잘 지켜지는 정지선이라든지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사람들이 먼저 횡단하기를 기다리는 여유로운 운전자들의 모습에서 생활 속에 베여있는 준법정신 같은 것은 느낀다.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그것은 공동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어떤 도덕적인 사람을 가리켜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듯이 말이다. 그래서 우리가 보기에 이들은 기본에 충실한 융통성이라곤 없는 고지식한 사람들이라고 인식되어지기도 한다. 질서정연하다 못해 딱딱하게 느껴지는 모습을 보며 법과 질서를 지키려는 이들의 내면을 느끼게 된다.

‘어떻게 하면 절세를 할까?’와 ‘어떻게 하면 탈세를 할까?’ 그것은 바로 전체를 위해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하는 것과 어떻게 하든 내 욕심만 채우면 된다는 생각의 작은 차이에서 시작하지만 엄청난 다른 결과로 나타난다.

◇ Celle란 고도의 이층이 넓은 주택들
그 결과 가옥들의 구조도 바꾸어 놓았다. 오래된 마을이면 어디서든 일층보다 이층 면적이 넓고 이층보다 삼층 면적이 넓은 집들을 볼 수가 있다. 한국의 한옥과 같은 재료인 나무와 흙으로 만들어진 Fachwerkbau라는 독일의 정통가옥이다. 지금은 허용되지 않는 건축이지만 이들은 법을 지키면서도 세금을 적게 내고 싶어 고민한 끝에 찾아낸 건축양식일지 모른다. 그 당시에는 일층 면적만으로 세금을 부과하였다고 하니 말이다.

탈세를 하는 것보다 절세를 하는 것을 더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나라다. 마구 먹었다가 탈이 나는 것보다 아예 뱉을 것은 뱉어 버리고 먹을 것만 먹는다. 예부터 법이나 규정에 순종하는 사람들이었기에 독일을 통일한 비스마르크와 같은 절대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 수상이 존재 하였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돈이 내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을 좋아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먼저 지키고 너도 지키기를 바라는 노력이야 말로 진정한 개인주가 아닐 런지? 탈세와 절세의 차이, 이기주의와 개인주의의 차이! 그래서 88올림픽 때 “질서는 아름답다”라고 외쳤고 숨겨진 한국인의 저력은 아름다운 결과를 보여 주고야 말았듯이 말이다.

먹고 뱉어내기보다는 아예 먹어서는 안 될 것과 먹어도 될 것을 구별할 수 있다면, 그리고 행동으로 옮겨 질 수 있다면,,,

민형석(독일 통신원, sky8291@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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