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인 생활' 게임중독자서 벤처기업 CEO로

[이사람의 삶]게임아이템 중개 이정훈 사장

“밥 먹고 화장실 다녀오고, 잠깐 자는 것 빼고는 하루 종일 온라인 게임만 하며 1주일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대학 땐 게임에 푹 빠져 학교에서 제적을 당했습니다.” 

온라인게임 아이템 중개업체인 ㈜아이템매니아 이정훈(33·사진) 사장은 16일 20대 때의 모습을 이같이 털어놨다. 아이템매니아는 리니지와 메이플스토리 등 온라인게임에서 사용하는 갑옷이나 칼, 마술 등의 아이템을 사고파는 거래를 중개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각종 인터넷 사이트 순위를 매기는 랭키닷컴에서 지난해 7월부터 100여개 온라인게임 아이템사이트 가운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업체는 국내 아이템거래 시장 점유율의 50∼60%를 차지하고 회원 수는 430만명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거래금액 4100억원, 매출액 260억원 등을 기록했다. 단돈 500만원으로 창업해 불과 6년 만에 자본금 20억원, 자산 120억원의 기업으로 키워낸 이 사장은 대학 시절 게임에 빠져 살다시피 했다.

1995년 전북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한 그는 PC방에서 하루 종일 스타크래프트나 리니지 등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이 일과였다.

PC방에 죽치고 앉아 2∼3일씩 게임을 하면서 학교에 나가지 않아 학사경고를 두 차례나 받았다. 당시 대학 학생과에 근무하던 아버지 이진석(62·지난해 정년퇴임)씨에게 “교수에게 부탁해 학사경고를 안 받게 해주면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무릎 꿇고 빌었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

그는 가까스로 1학년을 마치고 입대, 98년 제대했으나 ‘게임 폐인’의 생활을 이어가며 학교에 나가지 않아 제적을 당했다.

“어머니는 매일 새벽 기도하며 제가 공부하길 빌었지만 여전히 게임에 몰두했어요.”
◇이정훈 사장(가운데)이 직원들과 기획안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게임 분야 창업을 꿈꾸던 그는 2001년 12월 우연히 접한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았다. 여자 친구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려고 그동안 모았던 게임 아이템을 처분하기로 했다. 많은 게임 유저들이 그의 아이템 판매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아이템 중개 사이트가 있었지만 활성화되지 않아 구매자를 만나 아이템을 좀 비싸게 팔았는데 100만원 정도나 돼 놀랐다”고 말했다.

이 경험을 통해 아이템을 싸게 구입해 마진을 남기고 되팔기 시작했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아이템을 건네받은 뒤 입금하지 않거나 직거래 과정에서 폭력 위험이 수반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고민 끝에 ‘안전한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만드는 창업을 결심했다. 드디어 2002년 7월 그는 월세 30만원짜리 원룸에 컴퓨터 5대를 갖춰 놓고 사이트를 오픈했다.

그동안 게임을 하면서 불편했던 아이템거래 경험을 잊지 않고 혁신적으로 바꿔 서비스했다. 아이템 하나 거래하는 데 1∼2일 걸리던 것을 15∼20분으로 단축하고, 주민등록번호 확인과 통장계좌, 휴대전화 번호 인증 등을 통해 고객에게 신뢰를 쌓아갔다.

고객의 등급에 따라 수수료를 1∼2%포인트 깎아주는 마일리지 제도도 시행했다.

업계에선 처음으로 한국생산성본부, 데이콤 등과 업무제휴를 통해 신용카드 결제시스템과 분할거래를 도입했다.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10억원 상당의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다. 그는 사고대응센터를 만들어 사이버경찰수사대와 협조체제를 구축, 불법 아이템 거래범의 검거에 도움을 줘 2006년 10월 전주 덕진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게임 마니아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002년 16만명이던 회원은 2004년 87만명, 2005년 180만명, 2006년 300만명, 지난해 420만명 등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말 전북도로부터 일자리창출 공로 감사패를 받은 이 사장은 “올해는 회원 550만명, 거래금액 5200억원, 매출액 350억원을 목표로 잡았고,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홍콩과 상하이에 해외사무실을 설립, 미국과 유럽시장에 서비스하고 있다. 올해 일본과 베트남에도 현지 서비스를 위해 해외사무소 설립 M&A(인수합병)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7월에는 국제 금융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투자은행 겸 증권회사인 골드만삭스로부터 3900만달러를 투자받았고, 조만간 20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자받을 예정이다.

현재 방송통신대에서 못다한 공부를 하고 있는 이 사장은 오는 9월 전북대나 전주대의 경영학과에 편입할 계획이다. 그는 앞으로 경영과 금융시장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는 향학열을 내비쳤다.

아이템매니아는 직원 200여명의 평균 연령이 27세에 불과한 젊은 벤처기업이다. 사장과 간부, 직원들이 함께 간식 내기 사다리타기 게임을 하고, 스키장에서 무박 2일 워크숍을 갖기도 한다. 아이디어 제안에서 실행까지 의사결정은 단 몇 시간 만에 이뤄진다. 이 사장은 회사를 후대까지 물려줄 수 있는 ‘행복한 회사’로 만드는 게 꿈이다.

그는 지난달 일자리 창출, 수출 등 국가경제에 기여해 인천국제공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인 400명에 선정됐다. 이 사장은 “앞으로 청소년 게임 상담소를 운영하는 등 청소년 지원에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젊은 시절에는 공부나 스포츠, 예술 등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 열과 성을 다해 미쳐야만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주=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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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강정호 포스팅 마감시한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19일 오후 5시, 한국시간으로는 20일 오전 7시다. 앞서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던 김광현과 양현종의 경우 마감 시한 이후 몇 시간 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최고 응찰액이 통보된 사례를 감안하면 20일 오전 중이나 이른 오후 정도에 결과가 KBO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KBO가 곧바로 넥센 측에 최고 응찰액을 전달하고, 넥센이 이를 즉각 수용한다면 강정호의 이적 몸값은 이르면 20일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강정호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최고 응찰액이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라면 넥센은 김광현과 양현종의 경우처럼 부여된 4일간의 기간에 수용 여부를 놓고 숙고에 들어가게 된다.

    현재로서는 결과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쉽지 않다. 국내 언론이나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이 500만달러(약 55억원)에서 1000만달러(약 11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 메츠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이어 최근에는 미네소타 트윈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강정호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으로 언급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강정호를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가 아닌 2루수나 3루수 등으로 돌릴 복안으로 입찰에 참여한다면 포스팅 금액은 기대보다 한참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강정호에 대한 최고 응찰액을 넥센이 수용하면 입찰에 승리한 메이저리그 구단은 강정호와 30일간의 독점 교섭권을 갖는다. 양측이 연봉 계약에 합의하면 이에 대한 보상으로 포스팅 금액은 넥센의 수중으로 들어간다. 반대로 넥센이 최고 응찰액을 거부하면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무산된다. 이 경우 강정호는 일본프로야구 진출을 모색하거나 아니면 넥센에 잔류하게 된다. 

    유해길 선임기자 hk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