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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 뛰어난 `스포티지R' 시승기

입력 : 2010-04-01 09:24:27 수정 : 2010-04-01 09: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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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가 6년만에 환골탈태(換骨奪胎)했다.

`스포티지'라는 같은 이름을 붙이기에는 기존의 차와 많이 달라진 신형 스포티지가 고성능 R엔진과 혁명(Revolution)을 뜻하는 `R'을 달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

기아차는 3년7개월의 연구개발기간과 2천400억여원의 비용을 들여 공들인 이 야심작이 기아차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3일 신차발표회를 열고 스포티지R을 완전히 공개했지만, 차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달리기 성능을 증명하기 위해 기아차는 지난 30일 기자들을 불러 시승행사를 열었다.

기아차 광주공장에서부터 전남 영광의 백수해안도로를 끼고 돌아 다시 광주로 돌아오는 총 123㎞의 주행코스다.

광주공장 뒷마당에는 시승행사에 사용될 10여대의 차량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미네랄실버, 시그널레드, 샌드트렉, 테크노오렌지, 일렉트로닉옐로, 빈티지블루, 은빛실버, 순백색, 체리흑색 등 9가지 색깔이 다채로웠다.

기아차는 이 차의 디자인 콘셉트를 `스포티하면서도 절제된 강인함이 돋보이는 세련된 스타일'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기아차의 `패밀리룩'인 날렵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사선으로 치고 올라가는 날카로운 헤드램프는 구형 스포티지에 비해 훨씬 더 스포티한 인상을 줬다.

또 옆에서 본 전고(前高)-후저(後低)의 루프라인은 역동적인 느낌을 더했다. 이 차의 전체 높이(전고)는 1천635㎜지만, 루프 뒤쪽 끝단의 높이는 1천563㎜로 다른 차들에 비해 차이가 큰 편이다.

기아차가 이번 스포티지R에서 특히 신경쓴 부분은 램프 디자인이다.

K7에 적용했던 것처럼 헤드램프 가장자리에 LED 간접조명을 둘러 마치 아이라인같은 무늬를 연출했다. 사이드미러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방향지시등, 뒷면의 브레이크등이 고급 세단인 K7과 비슷하게 디자인됐다.

18인치 휠도 눈에 띄었다. 5장 꽃잎 모양의 `플라워휠'은 홈 안쪽의 검은색과 휠 표면의 광택 처리가 어울려 강렬한 인상을 줬다.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오르려니, 다른 SUV 차들보다 올라타기가 편했다. 차체 바닥의 높이(최저지상고)가 평균적인 수준에 비해 낮기 때문이라고 기아차 관계자가 설명했다.

빨간색과 흰색만을 사용해 구성한 계기판은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을 보여줬고, 오디오 조작 부분과 히터 컨트롤 부분을 위아래로 분리한 독특한 센터페시아는 보기에 깔끔하면서 사용하기에도 편리했다.

동급 최초로 7인치 LCD 모니터의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시스템'도 장착됐다.

기존 스포티지보다 각각 90mm, 35mm가 늘어난 전장과 전폭 덕에 실내 공간도 넉넉한 느낌이었다.

시동 버튼을 누르니 디젤 엔진음이 생각보다는 부드러운 소리를 냈다. 디젤치고는 소음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오르간 페달 방식의 가속페달. 바닥에 붙어 있는 가속페달은 편안하게 발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약간의 힘만 주면 돼 한결 편리하다.

시내 도로로 나가니 계기판 왼쪽에 녹색등이 들어왔다.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도록 차가 알아서 엔진과 변속기, 에어컨을 조절하는 `액티브 에코 시스템(경제운전 기능)'이 작동된 것이다.

시내 주행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주행성능이 광주와 영광을 잇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들어서니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차가 별로 없는 한산한 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니 100㎞/h까지 올라가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도로 여건이 마땅치 않아 실제로 시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정지 상태에서 100㎞/h에 이르는 시간이 9.6초라고 기아차 관계자는 전했다.

184마력에 40토크를 내는 R엔진은 150㎞/h까지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고속 주행할 때의 핸들링이었다. `속도감응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이 적용됐다는 이 차는 저속으로 시내를 주행할 때는 부드럽게 움직이던 핸들이 속도가 높아지자 훨씬 무거워졌다.

무거운 핸들이 안정감 있게 지탱해주니 140㎞/h 속도에서도 코너링이 수월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 탓인지 속도를 낼수록 바람 소리가 꽤 크게 들렸다. 차 자체의 소음은 아니지만, 주행 성능만큼 외부 소음을 좀 더 차단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그래도 서스펜션이 일반적인 SUV에 비해 부드러워 전체적인 승차감이 세단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다.

엄청난 힘이나 최상의 승차감을 선사하는 차는 아니지만, 가족들이 함께 다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손색이 없다고 할 만했다.

괜찮은 주행성능과 세단급의 승차감, 섬세한 편의사양, 작지 않은 실내공간을 갖추고서 1천990만∼2천820만원(디젤 2WD 모델)의 가격대라는 것은 충분히 매력적인 조건이다.

지난 6년간 기아차를 떠받쳐온 스포티지처럼, 다시 태어난 스포티지R이 얼마나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기아차의 성장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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