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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진함·평택함 제때 출동못해 '감압 체임버' 5개중 1개만 가동 해군 해난구조대(SSU)와 특수전여단(UDT) 요원들의 잠수 실력은 세계적으로도 정평이 나 있지만 천안함 사고 현장에서의 실종자 확인은 그야말로 악전고투다. 거센 해류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흙탕물 때문이다. 지난 30일에는 한 명의 실종자도 찾지 못한 상태에서 해군 UDT 소속 한주호 준위가 목숨을 잃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처럼 실종자 수색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해군이 보유한 심해구조잠수정(DSRV)과 감압(減壓) 체임버(chamber·잠수병 치료기) 등 첨단 장비의 투입이 절실한 형편이다. 하지만 이들 장비는 현재 ‘수리중’이거나 뒤늦게 도착하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최첨단 구난함인 청해진함(4300t)에 탑재된 심해구조잠수정이다.

해저 500m까지 들어갈 수 있는 이 잠수정은 해군에서 청해진함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주로 조난 잠수함의 승조원 구조 및 선체 인양, 잠수함 군수지원을 맡는 청해진함이 다른 구난함인 광양함이나 평택함과 가장 큰 차이점은 해저 300m까지 운용 가능한 심해구조잠수정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또 9명이 수용 가능한 감압실(감압 체임버)도 보유하고 있다. 침몰 선체 탐색을 위한 ‘사이드 스캔 소나’를 탑재, 침몰된 선체 형태를 보다 정확히 알아볼 수도 있다. 1995년 건조된 청해진함은 1998년 북한 유고급 잠수함 인양을 시작으로 2002년 제2연평해전에서 침몰한 참수리 357호를 인양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청해진함은 이번 사고현장에 곧바로 투입되지 못했다. 5일까지 진해기지에서 수리 중이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청해진함이 정상 가동됐다면 침몰 선체 수색과 실종자 구조에 적잖은 도움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특히 시속 5노트의 조류에도 견딜 수 있는 DSRV를 투입했더라면 잠수사들을 무리해서 투입하지 않아도 되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잠수작업에 필수적인 감압 체임버도 부족하다.

높은 수압에 노출돼 있다가 감압 절차 없이 갑자기 수면으로 나오면 물 속에서 들이마신 고농축 질소와 산소가 혈액에 남아 잠수병이 발생할 수 있어 잠수요원은 감압실에서 2∼5시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체임버는 사고현장에 파견 중인 광양함에 1개가 설치돼 있을 뿐이다. 해군이 보유한 구난함인 광양함과 평택함엔 각 1개, 청해진함에는 3개의 체임버가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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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평택함과 청해진함의 감압 체임버는 모두 수리 중이다. 실종자 가족 대표단은 “잠수사 100여명이 있지만 그래서 2인1조로 하루 3∼4번 1시간가량밖에 작업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체임버가 5대만 있어도 5개조가 내려갈 수 있는데 답답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여기에 해군의 최신형 기뢰탐지함인 양양·옹진함도 사고 발생 2일이 지난 28일 오후 9시쯤 사고 현장에 도착, 뒤늦게 선체 탐색작업에 나서 아쉬움으로 남았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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