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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盧 비하 동영상 제작 파문…"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관련이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입력 : 2009-05-28 16:30:55 수정 : 2009-05-28 16: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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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비하하는 동영상이 일본에서 제작돼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4일 일본 UCC 동영상 사이트 '니코니코동화'를 통해 공개된 이 영상은 '잘 가라 노무현'이라는 제목의 RPG(역할 수행 게임) 형태로 제작됐다. 해당 동영상을 제작한 일본 네티즌은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기원하며 제작했다"며 제작 의도를 밝혔지만, 내용은 낯뜨거울 정도의 노 전 대통령 비하로 점철돼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얼굴 사진과 함께 "나는 한국의 대통령 노무현"이란 글로 시작하는 이 영상에는 "그러나 대통령 퇴임 후 부정의혹이 폭로돼 위기"라고 노 전 대통령을 설명했다. 이어 "나쁜 것은 모두 일본 탓인데, 왜 내가 규탄받아야 하나"며 "난 체포되고 싶지 않다. 내 계획, 북한 동포와 함께 일본을 파멸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허위사실까지 언급된다.

  "죽을 수밖에 없다. 난 절망적이다. 난 이제 더이상 안 된다"라는 말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모습을 묘사한 뒤 등장한 곳은 사후세계. 천국과 지옥을 앞에 두고 노 전 대통령은 어디로 갈 것인지 심판을 받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노 전 대통령의 천국행이 불가하다"는 말에 노 전 대통령은 "이건 일본의 음모"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뭐든 나쁜 것을 일본의 탓으로 한다. 그것도 멋대로 자살했다"는 문지기의 말에 막힌다.

  지옥 앞에 선 노 전 대통령은 또한 "지옥에서 고생해도 효과가 없다. 게다가 넌 지옥에 오면 영혼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소리를 듣는다. 아무 곳도 노 전 대통령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천국과 지옥의 거부에 "생전에 지은 죄가 너무도 많거나 죄를 지었어도 반성하지 않는 경우에 이렇다"는 말을 들은 노 전 대통령은 "다시 태어나면 이번엔 일본을 위해 스스로 속죄의 여행을 떠나겠다"고 이야기한다.

  장소는 바뀌고 한 여학생 방으로 간 노 전 대통령은 여학생으로부터 "인터넷에서 봤다. 한국의 미친 개그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라는 모욕까지 당한다. 노 전 대통령이 이곳에 온 이유를 "재임 중 자신이 저질렀던 죄를 사과하러 온 것"이라고 설정한 이 게임은 노 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생전에 일본인을 매도하는 일을 계속 해왔다"라고 주장한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이 여학생과 함께 아소 다로 일본 총리에게 가 사죄한다. 일본의 역사 왜곡을 비난했던 일이 노 전 대통령에게는 '죄'가 된 것이다.

  이 영상은 특히, 외국어를 표기하는 일본 글자 가타카나로 한국어 '우리'를 표기한 뒤 이를 '나'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동영상에서 '나'라는 단어 대신 시종일관 자신을 '우리'라고 지칭한다. 또한, 문장 끝마다 가타카나 표기가 된 '~니다'가 사용돼 한국어 비하 의도까지 보인다.

  해당 영상은 니코니코동화뿐만 아니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도 공개되면서 전 세계 네티즌들이 접하게 됐다. 영상을 본 이들은 어떻게 일국의 전 대통령이 서거했음에도 이런 동영상을 제작해 올릴 수 있느냐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동영상 아래에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너희는 생각이란 게 없느냐" "일본 사람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좋게 봐줄래야 봐줄 수 없다"며 당장 동영상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일본 사람들이 그를 싫어하면 할수록 노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일한 대통령이라는 게 명백한 것"이라며 분노 섞인 댓글을 달았다.


[디시뉴스 한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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