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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미드나잇’ 진정한 시리즈의 완결 … 삶은 계속된다

입력 : 2013-05-30 16:50:34 수정 : 2013-05-30 16: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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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 호크·줄리 델피 주연 영화 ‘비포 미드나잇’에 대한 관객들의 입소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비포 선라이즈’(1995), ‘비포 선셋’(2004), 그리고 ‘비포 미드나잇’(2013)까지 무려 18년간이나 계속된 ‘비포’ 커플 제시와 셀린느의 사랑 이야기에 관객과 평단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것.

18년 전 낯선 여행지 기차 안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비포 선라이즈) 9년이 지나서야 약속한 장소에서 왜 다시 만나지 못했는지 알게 됐고 사랑을 확인했다.(비포 선셋) 그리고 다시 9년이 흘렀고 두 사람은 쌍둥이 자매의 아빠·엄마로 평온한 삶을 살고 있다.

‘비포’ 시리즈의 세 번째 여정지는 코발트블루 빛 지중해 바다가 펼쳐진 그리스의 카르다밀리다 해변이다. 6주간의 휴가를 얻어 두 딸과 여행 온 제시와 셀린느. 하지만 제시가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방학을 마치고 고향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두 사람의 말타툼은 시작된다. 

사실, 전작 ‘비포 선셋’에서 제시와 셀린느는 9년이란 세월을 묻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지만 제시가 유부남인 사실이 밝혀지며 셀린느와 관객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만남, 재회 그리고 동거. 그 사이 이들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는 시리즈의 특성상 두 사람의 ‘대화’로 파악이 가능하다. “우리끼리 이렇게 쉬지 않고 대화 나누는 거 참 오랜만이지?”라는 셀린느의 대사가 무색할 정도로, 이들의 대화는 여전히 거침없고 직설적이다.

전 세계 젊은이들로부터 유럽여행의 낭만과 로맨스를 꿈꾸게 했던 ‘비포’ 시리즈는 이제 현실로 내려와 ‘생활’에 안착한 느낌이다. 우선 뚱뚱한 항아리 몸매를 자랑하는 셀린느 아줌마와 배불뚝이 제시 아저씨의 외모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문학과 예술, 지성에 관한 지대한 관심을 드러냈던 이들의 대화 주제는 아들과 딸들, 그리고 남편의 바람기 등으로 바뀌어 있었다. “내가 성폭행 위험을 무릎 쓴 채 쌍둥이들을 데리고 산책할 동안 당신은 어디서 뭘하고 있었지?” 셀린느의 대사에서 육아와 가정살림, 그리고 일에 찌들어사는 현대 여성의 고충이 그대로 드러난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란 말이 있듯, ‘이들의 부부싸움도 곧 행복한 화해로 마무리되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그래도 묵묵히 참아내려는 미국 남자 제시와는 달리, 프랑스 여자 셀린느의 독설은 도대체 끝날 줄 모른다. ‘이러다 제시와 셀린느 18년의 로맨스를 끝내는 것 아냐?’란 불안감이 관객들의 머릿속을 엄습한다.

3편 모두 메가폰을 든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과 에단 호크, 줄리 델피 세 사람은 이번 편에서도 함께 각본·각색에 참여해 이야기에 감칠맛과 사실성을 높였다. ‘비포 미드나잇’은 지난 22일 국내 개봉해 관객 1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조금 놀라운 점이 있다면 줄리 델피, 이번 편에서 화끈하게 상반신을 노출했다. “섹스할 때 브래지어를 차고 있는 게 말이 돼요?” 그녀는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한다. 청소년관람불가. 현재 상영 중.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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