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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줌인] '해품달' 김수현, 연기력 극찬 석연찮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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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3-17 10:37:40 수정 : 2012-03-17 17: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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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해를 품은 달(극본 진수완·연출 김도훈)’이 42.2%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가상의 왕 ‘훤(김수현 분)과 대비(김영애 분)의 계략으로 기억을 잃고 무녀가 된 연우(한가인 분)의 사랑을 가슴 절절하게 담아낸 ‘해품달’은 허구의 시대와 인물을 등장시켜 다른 사극과의 차별화를 도모했다는 평이다.

‘해품달’은 시청률만 놓고 봤을 때 ‘국민 드라마’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다. 16.9%에서 시작한 시청률은 방송 3회 만에 20%를 돌파하는가 하면 8회 만에 30%를 돌파했다. 세자빈에서 무녀가 된 연우의 기구한 운명과 연우를 잊지 못하고 아파하는 훤의 순애보, 연우를 향한 양명(정일우 분)의 외바라기 사랑 등 기존 사극에서 접하지 못한 로맨스극의 요소가 시청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동시에 타사 경쟁드라마 ‘난폭한 로맨스(KBS2)', '부탁해요 캡틴(SBS)'의 동반부진에 따른 ’운‘도 상당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주연배우 김수현, 한가인, 정일우의 애절한 멜로선은 시청자를 잡아끌었다. 흥미로운 점은 김수현을 뺀 한가인, 정일우는 한번쯤 연기력 논란을 겪었다는 점이다. 첫 사극에 도전한 한가인은 방송 초반 국어책 읽는 듯한 대사와 변화 없는 표정이 도마에 올랐지만 중반 이후부터 적응해 가는 모습이었다. 정일우는 시트콤 이후 따라붙었던 연기력 논란을 ‘해품달’에서 다소 떨쳐낸 모양새다.

하지만 김수현이 ‘해품달’에서 독보적인 연기력을 보여줬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한가인 윤승아 등 다른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이 부각되면서 김수현의 평이한 연기력도 ‘극찬’으로 한 단계 올라갔다. 직접적으로 연기력 논란에 오르내리진 않았으나 극찬에 마지않을 수준급 연기를 선보였다는 평가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해품달’에서 딱히 김수현의 연기력 극찬을 논할 만한 장면은 보이지 않았다. 연우의 죽음에 누이 민화공주가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오열하며 눈물을 쏟는 등 극단의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무난했다는 인상을 줄 뿐이었다. 

오히려 초반 상승세를 이끈 아역 여진구의 ‘아역답지 않은’ 연기력에 비교되며 김수현의 일관된 대사 톤과 표정은 극 몰입을 어렵게 만들었다. 연우를 위해 이벤트를 벌이는, 장난스런 왕 훤을 표현할 때 앞서 보여준 진지한 연기에 매몰된 까닭인지 어색함이 묻어났다. 

아역 여진구가 연우를 향한 마음을 천진하게 그려냈다면 김수현은 연우를 잃은 마음을 애잔하게 담아냈다. 하지만 너무 로맨스에만 집중된 탓일까. 왕세자에서 왕이 된 훤은 사랑을 지키기 위한 왕의 카리스마를 보여줬지만 판타지 이상의 매력을 심어주지 못했다. 반역 일당을 제거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지만 정치를 고민하는 왕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여성시청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남성 시청자들은 사랑에 허우적대는 왕, 훤에 쉬 공감하지 못하는 눈치다.  

김수현은 ‘해품달’을 통해 가장 ‘핫’하게 떠올랐지만 그의 인기에는 로맨틱한 왕 훤의 이미지가 기여 한 바 크다. 김수현이 얻은 최근 인기는 ‘백마 탄 왕자’라는 캐릭터 자체가 여성 시청자에게 주로 어필했기 때문이다. ‘해품달’로 주연배우로의 안착 가능성을 확인시켰을 뿐 그것만으로 ‘물오른 연기력’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그만큼 향후 다른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소화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여성 시청자뿐 아니라 폭 넓은 시청층에도 ‘연기파 배우’임을 입증해야 한다는 숙제도 아울러 주어졌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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