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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음란한지 몰랐다?…아이돌그룹 '주 관객층' 배려 상실

입력 : 2010-02-05 18:20:20 수정 : 2010-02-05 18: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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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닷컴] 수 년째 가요계를 잠식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의 공연장에서 '분위기'만을 보고는 공연에 대한 평가를 하기가 어렵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팬들에게는 오로지 무대 위 아이돌 그룹 자체만 보일 뿐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든, 어떤 노래를 부르든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노래를 부르던 중 음이탈이 일어나도 그것조차도 중요하지 않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아이돌 그룹 공연이 끝난 후 소속사로부터 제공되는 보도자료는 "뜨거운 열기" "성황리에 개최" 등으로 마무리된다.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이 공연의 선정성 논란을 이유로 4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정필재 부장검사)는 지드래곤은 이날 오후 8시45분께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해 1시간여 동안 조사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지드래곤에게 지난해 연말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중 선보인 춤 동작 등이 모두 기획사의 의도대로 연출된 것이었는지, 퍼포먼스가 성행위 장면을 연상시킬 소지가 있는 점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앞서 보건복지가족부는 작년 12월 초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공연에서 지드래곤이 청소년유해 매체물로 고시된 곡을 부른 것이 청소년보호법상 판매금지 규정을 위반했는지와 공연에서 성행위 장면을 연상시키는 춤 동작을 한 것 등이 형법상 공연음란죄에 해당하는지를 수사해주도록 검찰에 의뢰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드래곤은 음란성 여부에 대해서는 "음란했는지 잘 알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공연에서 부른 쉬즈곤'(She's Gone)이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된 사실을 알았느냐는 질문에도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지드래곤은 공연중 음란한 퍼포먼스를 보인 것은 소속사의 기획대로 행동한 것 뿐이라고 행위 사실은 인정했지만, 색다른 공연을 꾸미기 위한 창작자의 노력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공연장을 찾는 이들 중 일부는 공연장에서는 음란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열광적이었고 추후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사진 한장을 가지고 평가했다며 지드래곤 공연의 음란성 여부에 대해 반발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추종하는 팬들을 중심으로 모인 공연장 분위기만으로 공연의 질, 문제 등을 평가할 수 없다. 객관적인 시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드래곤의 공연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공연' 그 자체보다도 공연을 보는 주 고객층이 누구냐에서부터 시작한다. 공연자의 창작성에 앞서 보건복지부의 검찰 수사 의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갖는 이유가 공연장에 앉은 많은 이들이 청소년이기 때문이다. 가수 등 스타가 대중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으며, 더욱이 거의 '추종'에 가까운 아이돌 그룹 팬들이라면 더 설명할 여지가 없다. 

만일 지드래곤과 YG의 입장처럼 창작성을 중시했고, 그런 가운데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퍼포먼스가 반드시 들어가야 했다면, 공연 자체를 박진영의 '나쁜 파티'처럼 아예 19세 이상 관람가로 정했어야했다. 그 안에서 지드래곤과 YG가 하고싶은  창작성(?)은 얼마든지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지드래곤과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티켓 판매'와 '공연 성공'에 주력하며 그 주인공을 '지드래곤'으로 설정했을 뿐, 공연을 보는 주 관객층에 대한 배려는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손쉽게 음란물을 접할 수 있는 시대라고 해도, 이를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당사자가 누구냐에 따라 청소년들이 받아들이는 강도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이번 지드래곤의 공연 논란은 향후 다른 아이돌 그룹들의 공연에도 참조해야 할 내용으로 남는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시권 씨는 "마릴린맨슨의 경우 무대 위에서 여자무용수와 성교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 공연은 약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지드래곤 공연'의 문제는 중고등학생이 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영화처럼 몇 살 이상만 보라고 할 수 없고 적당한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기획사와 아티스트가 무대연출, 안무 등을 짤때부터 신경 써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음악을 작업할 때부터 노래 만들 때 가사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사운드와 가사가 성적이고 자극적이라면 퍼포먼스와 안무 또한 그렇게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YG 수장 양현석은 "대중음악이 청소년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누구보다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는 음반 기획자로서, 이번 공연의 연출과 진행을 총괄했던 한 사람으로서 시끄러운 논란이 일어난 점에 대해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 드리는 바이다"라며 "YG는 보건복지가족부의 지적과 곧 진행될 조사에 성심 성의껏 임할 것이며, 조사 이후 현행법상에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 뒤따르는 모든 법적 책임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블로그 http://back-enter.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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