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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on] '럭셔리' 슈퍼키드 "스페셜 앨범서 진화한 우리 모습 확인"

입력 : 2009-07-15 16:05:30 수정 : 2009-07-15 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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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앨범 '뮤직쇼'서 12곡 선보여…"대기실서 아이돌 가수 대화보고 놀라"

 


[세계닷컴]

지난 5월 30일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개최된 타임투락콘서트. 국내 내놓으라하는 락밴드들이 분주히 오가며 무대에 오르거나 혹은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분명 얼굴은 낯익는데 기자가 알고 있는 스타일이 아닌 한 밴드가 돌아다녔다.

흔히 장난꾸러기같은 모습으로 자유분방한 무대를 보여줬던 슈퍼키드 (허첵(보컬), 파자마징고(보컬), 좌니킴(기타), 헤비포터(베이스), 슈카카(드럼))가 말끔한 정장차림으로 나름 럭셔리(?)한 모습을 보이며 대기실 근처를 돌아다녀 자칫 못 알아볼 뻔한 것이다. 그러나 역시 슈퍼키드는 슈퍼키드였다. 무대에 오르자, 여전히 그들은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관객들과 놀기 시작했다. 겉모습은 다소 변화되었지만 놀고 싶은 관객들과 마음껏 노는 모습은 무대를 즐길 줄 아는 슈퍼키드다웠다.

"1,2집때 슈퍼맨스타일을 많이 입었어죠. 그런데 그것은 노라조 형님들도 입고 그러시더라고요. 이번에는 앨범 컨셉에 맞춰 럭셔리하고 섹시하게 입어보자라고 생각해서 옷을 바꿨어요. 조금 럭셔리해졌나요? 하하" (허첵)

"슈퍼키드다운 앨범은 다양한 곡이 있는 앨범"

정규 앨범은 아니지만 웬만한 가수 정규 앨범 이상의 곡이 들어가 있는 이번 스페셜 앨범 '뮤직쇼'(Music Show)는 독특하다. 슈퍼키드다운 곡이 툭툭 튀어나오는가하면 '어 이거 슈퍼키드 맞아?'라는 의문을 주는 곡들도 수록되어 있다. 1,2집때 수록된 곡중 재편곡한 5곡까지 포함하면 무려 12곡이나 들어가있다. 모든 곡을 이들이 작사, 작곡했음은 물론, 도리어 너무 많은 곡이 쏟아져 나와 고르는 데 더 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앨범은 직접 만든 이들에게 듣는 것이 가장 정확한 법. 앨범에 대한 소개를 부탁하자마자 멤버들이 일제히 헤비포터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에 대해 허첵은 "1,2집 같으면 제가 앨범 설명을 해도 되는데 럭셔리로 만들어진 이번 앨범은 제가 말하면 전단지 같고 헤비포터가 말하면 딱 정리된 기사 같다"고 설명했다. 느낌표의 허첵과 마침표의 헤비포터였던 셈이다.

 


"2집 앨범까지는 신나는 앨범을 추구하면서도 기존의 밴드 스타일에 디스코를 많이 접목시켰죠. 그러다가 멤버들이 공부도 하고 DJ 활동도 하면서 각각의 추구하는 스타일대로 흘러가다가 이번에는 일렉트로닉을 많이 접목시키게 된 것 같아요. 물론 멤버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많이 반영되기도 했죠. 처음 앨범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단순히 록 공연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아니고 춤추는 클럽이라든가 드라이브하는 차 안에서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어떤 장소에서든지 틀기만 하면 신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자 하는 모토가 있었어요. 실제로 모니터링도 클럽에서 조명이나 레이저 쏘면서 플레이를 하며 얼마만큼 어울리나를 봤죠. 그렇게 하다보니 일렉트로닉이나 하우스 음악이 들어간 것 같아요. 사람들이 이번 앨범을 들어보고 갑자기 확 바뀐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있는데, 저희는 원래 정통 록을 하던 팀은 아니고 계속 이렇게 다른 음악들을 접목을 하고 있었죠. 그러던 것이 이번에는 일렉트로닉이 된 그 대상이 된 거고요. 의상이나 비주얼도 그것에 맞춰 나온 것 같아요" (헤비포터)

"이번이 정규 앨범이 아니고 스페셜 앨범이다보니 해보고 싶었던 시도를 마음껏 해본 것도 있죠. 신곡도 있지만 1,2집 곡들을 리믹스를 하기도 했고요. 이전 곡들도 새로운 느낌이 있겠다 생각하며 이것을 전달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좌니킴)

이들의 전신은 많이 알려지다시피 2004년 대학가요제 금상을 차지한 남성듀오 허니첵스였다. 여기에 멤버들이 보강되고 2006년 밴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MBC 쇼바이벌. 당시 슈퍼키드는 갑자기 등장해 화제를 몰고 다녔고, 이들이 나오는 순간 관객들은 모두 '놀기' 시작했다. 당시 이들과 함께 무대에 선 이들이 V.O.S, 에이트, 카라, 베이지 등이었다. 이들은 쇼바이벌이 끝나고도 당당히 한 영역씩 차지하며 최근에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이를 두고 '제2의 쇼바이벌'이라는 표현까지 쓰기도 한다.

"슈퍼키드의 고향은 무대"

'쇼바이벌' 당시 슈퍼키드가 여타 팀과 구별되었던 것은 앞서 말했듯이 무대 위에서 즐기면서 노는 팀이었기 때문이다. 연습생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무대에서 태어난 무대 위에서 자란 이들에게 어쩌면 그같은 모습은 당연할 수 있겠다. 조그마한 브라운관에서 보는 슈퍼키드보다는 바로 앞에서 방방 뛰는 슈퍼키드를 봐야 이들의 진가를 알 정도로 '무대 위 슈퍼키드'는 다른 존재다. 지난 해 세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2008년 말까지 1000회 공연을 자신했던 것도 이같은 모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1200회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5월에 축제가 많고 하다보니 바짝 당겼죠. 그때는 거의 하루에 2~3개씩 뛰어다녔으니까요. 전국을 돌아다닌 셈이죠. 기름값, 밥값도 만만치 않았어요. 5월은 개인적으로 밥을 사먹기 보다는 회사에서 다 밥을 사준 것 같아요. 하하" (허첵)

"아마 연고대 빼놓고는 전국의 대학을 다 돌아다닌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해외로 나가보려고요. 중국 대학도 뚫어보죠 뭐. 그런데 아마 중국 대학은 죽을 때까지도 다 못 돌아다닐 것 같은데요. 하하" (좌니킴)

무대 위에서 음악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이유는 아마도 이들이 노래를 직접 만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가요계에는 수많은 싱어송라이터들이 있고, 밴드들도 대부분 자신들이 직접 음악을 만든다. 그러나 밴드들의 음악은 일부를 빼놓고는 대중들과 소통하기 쉽지 않고, 일부 주류 가요계 출신들의 경우에는 입맛 까다로운 음악 마니아들의 만족시키지 못할 때가 많다. 이 경계선에 서서 양쪽을 만족시키며 존재하는 이들은 '추앙'을 받기도 한다. 슈퍼키드를 아직 그 위치에 놓기에는 어렵지만 적어도 자신들의 노래를 가지고 양쪽에 어필할 수 있는 존재임은 분명했다.

"지난 번 앨범에 들어간 곡 말고도 발전한 것이 있다면 작사, 작곡은 당연히 했고요. 믹싱이나 사운드 디자인도 저희가 거의 다 했다는 점이죠" (좌니킴) "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굉장히 많은 작업을 했죠. 이 앨범에 못 들어간 것도 많아요. 레코딩 엔지니어까지 할 부분을 저희가 다 해서 회사 입장에서는 아주 좋아하시죠. 회사 측에서 기꺼이 이런 럭셔리한 옷을 제작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비용 절감때문이죠" (허첵)

이때문에 공연에 대한 흐름 조절도 이들은 자유자재다. 이번 앨범에서 슈퍼키드답지 않은 곡이라 생각되는 (그러나 슈퍼키드의 또다른 맛을 흠뻑 느낄 수 있는) '라이프'를 언급하며 혹 라이브 공연때 분위기를 다운시키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자 멤버 모두 고개를 저었다.

"라이브 공연을 하면서도 시종일관 분위기를 업시키고 가지는 않아요. 저희도 중간 부분 하나하나 잡아놓고 가죠. 단독 공연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저희가 마냥 신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이야기를 넣기도 하거든요. 전에 단독 공연을 할 때는 뮤지컬 식으로 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공연을 하기도 했었죠. 그런 부분에서 '라이프'라는 곡도 필요하고요. 신나는 것은 좋지만 그냥 '애네들은 신나기만 해'라는 평가는 저희도 싫어요. 그리고 그렇게 가면 보컬이 죽어요. 하하" (헤비포터)

"물론 저희가 단독 공연을 할 때 일일이 찾아서 올 정도의 팬들이 아니라면 저희 이미지가 마냥 신나고 분위기 업된 밴드로의 이미지가 강하죠. 생각해보면 그다지 히트곡 없이 지금까지 달려온 밴드였던 이유도 그런 이미지와 캐릭터때문인 것 같아요" (파자마징고)

"우리는 어딜 가도 어울리는 팀…아이돌도 이해"

슈퍼키드는 홍대에서 자라났고 지금도 거점은 홍대다. 그런데 간혹 보면 주류에서 활동하는 듯한 인상도 강하다. 밴드이면서도 만만치 않은 입담으로 지역 및 대학 행사에도 공연 요청받는다. 독특할 정도다.

"저희도 사실 혼란스럽죠. 어디 끼어있는 것 같기도 하고. 줄타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홍대 밴드끼리는 거부감이 존재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좌니킴)

"저희는 어딜 붙혀놔도 사실 잘 어울린다는 것이 정답인 것 같아요. 인디 밴드들과 같이 해도, 방송에서 댄스 가수들과 같이 해도 잘 어울리죠. 지방 방송에 가서는 성인가요 부르시는 분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내요. 정말 쓰일 데가 많은 밴드인 셈이죠" (허첵)

이런 슈퍼키드이다보니 간혹 인디밴드들과 만날 때 던지는 아이돌 가수들에에 대한 질문에도 이들은 벽을 보인다기보다는 그들이 가진 또다른 세상을 인정했다.

"사실 인디 밴드들이 아이돌 가수를 비판하는 것은 둘 사이에 있는 불합리한 구조를 비판하기 위해서 아이돌을 싫어하는 셈이죠. 실상 소녀시대 앞에 서면 누구나 좋아할 꺼에요" (슈카카)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저도 아이돌을 안 좋아했었어요. 그런데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쇼바이벌을 하면서 겪은건데, 아이돌의 경우 그들의 연습량에 보답을 받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대에 오르는 ) 3분때문에 몇 년동안 자기의 개인적 자유를 박탈당하면서까지 준비를 하니까요" (허첵)

"대기실에 있으며 아이돌 그룹끼리 대화하는 것을 보며 놀랐죠. 이들은 '어느 분께 춤을 배우셨어요?' '노래 누구에게 받으셨어요?'라고 대화를 하더라고요. '어느 스타일의 음악을 하세요?'라는 대화가 아니고요. 정말 다른 세상인 듯 싶었어요. 하하" (좌니킴)

앨범과 무대, 그리고 가요계의 한 분야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가며 시종일관 유쾌한 모습을 보인 슈퍼키드에게 다음 앨범에 대해 물었다. 어떤 스타일을 선보일 것인지. 그리고 그 담당은 마침표를 담당한 헤비포터가 정리했다.

"다음 앨범에 이번 스페셜 앨범에서 접목시킨 일렉트로닉도 반영이 되어있겠죠. 저희는 무엇인가 완성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계속 발전해나간다고 생각을 해요. 공부를 해가면서 곡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니까요. 이런 과정들이 다음 앨범에는 더 많이 반영이 되어있겠죠. 그렇게 해서 나온 앨범이 어떤 것인지는 저희도 봐야 알 것 같아요"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사진 허정민 기자 ok_hj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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