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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 영화관람료 8년만에 1000원 인상 안팎

입력 : 2009-06-25 17:35:34 수정 : 2009-06-25 17: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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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줄고 수익 악화… 제작·유통과정 개선 필요
극장체인 메가박스가 26일부터 성인 주말(금∼일) 기준 서울·수원·대구 지역 영화관람료를 9000원으로 올린다. 메가박스는 상영관 유지비 증가와 물가상승률, 디지털 영사기 등 시설 투자를 인상 요인으로 꼽았다.

업계 1위인 CJ CGV와 2위 롯데시네마도 “검토 중”이라고 거들며 여론 추이를 살피고 있다. 사실 관람료 인상은 극장은 물론 제작·투자·배급사 등 영화계의 오랜 요구 사항이었다.

영화 수익 대부분을 극장 수입에 기대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표 값 현실화는 당장의 영화산업의 수익성 개선은 물론 앞으로 한국 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관객들 시각은 다르다. 8000원 내기도 아까운 영화가 수두룩하다는 주장부터 시중보다 비싼 극장 매점 팝콘·콜라 값에 대한 성토, 영화 제작·유통 과정의 불합리한 관례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 등 반대 의견은 다양하다.

심지어 메가박스의 21일 관람료 인상 발표 나흘 전 영화진흥위원장이 3개 멀티플렉스 대표들과 ‘다양성 영화 상영 활성화를 위한 업무제휴협약’을 체결한 점을 들어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설까지 나온다. 한국 영화산업에 관한 각종 통계자료와 설문조사를 통해 관람료 인상을 둘러싼 주요 쟁점을 짚어봤다. 대부분 영진위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자료들이다.

◆적정 관람료는 얼마=이번 관람료 인상은 2001년 이후 8년 만이다. 그간 소비자물가지수는 21.4% 올랐다. 같은 기간 편당 평균 총제작비(마케팅비 포함)는 25억5000만원에서 31억2000만원으로 올랐는데 ‘왕의 남자’와 ‘괴물’ 등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배출했던 2006년 제작비는 35억8000만원이었다. 영진위의 ‘2007년 주요 국가 평균 관람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관람료는 6.72달러로 일본(10.33달러), 영국(10.12달러), 호주(8.87달러), 프랑스(8.16달러) 등 대부분 나라보다 싼 편이다. 미국이 6.88달러였고 10개 조사국 중 인도가 0.53달러로 가장 쌌다. 평균 관람 횟수는 우리가 10개국 중 미국(4.9회), 호주(4.3회), 인도(3.1회)에 이어 네번째인 2.9회였다.

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는 관람료가 오를 경우 응답자 3700여명 중 40%가 관람 횟수를 줄인다고 했고 연간 3편 이상을 보는 관객을 상대로 한 같은 질문에는 33%가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고 지난 연말 발표한 바 있다.

◇서울 시내 한 영화관 매표소 앞에서 영화표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악화하는 수익률=위축된 투자심리를 반영하듯 지난해 영화 제작비는 전년도보다 줄었지만 관객 감소로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영진위가 추정한 2008년 투자수익률은 -30%로 전년도의 -40.5%보다는 다소 나아졌다. 2007년 1억5800여만명이었던 관객수는 지난해 1억5000만명가량으로 감소했다. 각 업종별로 수익성 현황을 살펴보면 2007년 3조2000억원에 이르는 영화시장을 극장 상영업이 39.9%, 제작업이 23.2%, 배급업이 15.0%, 수입업이 11.5%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업종의 당기순이익률 평균은 각각 -15.0%, -28.2%, -14.6%, -65.0%로 모두 수익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다운로드 등으로 점차 사라지고 있는 DVD 포함 부가시장 규모는 12.7%에 불과하고 수익성은 -23.5%다. 2008년 말 현재 CGV는 64개관 519개 스크린을, 롯데시네마는 47개관 373개 스크린을, 메가박스는 15개관 126개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다.

◆“불합리한 관행부터 고쳐야”=선 체질개선, 후 관람료 인상 목소리도 상당하다. 영진위가 2007년 영화산업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벌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극장 상영업 종사자들은 운영상의 애로점을 묻는 항목에서 맨 먼저 불법 다운로드(4.17점)를 꼽고 그 다음으로 지역 내 영화관객 수 감소(3.82점), 콘텐츠 및 신작 부족(3.77점) 그리고 영화관람료(3.76점)를 언급했다.

순제작비의 22.4%를 차지해 마케팅비와 함께 제작비 상승의 주요인으로 거론되는 출연료 현실화도 도마에 오른다. 관람료 인상에 앞서 이 같은 불합리한 관행들이 개선되지 않으면 콘텐츠 수준은 계속 떨어지고 관객은 관객대로 줄것이라는 우려다. 참고로 우리 영화에 대한 관객 선호도는 2005년 60.0%를 정점으로 계속 하향세를 긋다가 지난해 36.3%까지 떨어진 반면 미국 영화는 2006년 21.8%로 바닥을 친 뒤 지난해 42.9%까지 치솟았다. 또 극장 매출의 11.5%를 차지하는 매점 판매 식품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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