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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on] 거북이 탈퇴 후 8년만의 컴백 수빈 "노래 부르고 싶었다"

입력 : 2009-02-12 14:29:36 수정 : 2009-02-12 14: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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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닷컴]

"쉬는 동안 무대가 정말 많이 그리웠어요. 다시 노래를 부르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활동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팬카페에 꾸준히 글을 올리면서 저를 기다려주는 팬들을 보고 용기를 얻었죠"

2001년 3인조 혼성그룹 거북이를 통해 데뷔해 2003년까지 메인보컬로 활동하다고 갑자기 탈퇴한 수빈 (본명 임수빈)이 솔로로 돌아왔다. 대다수 대중들은 그룹에 속해있던 수빈에 대해서 잘 모를 수 있지만, 이들의 히트곡인 '사계'를 수빈이 불렀다고 하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수빈이 지난달 7일 디지털 싱글앨범 '사랑은 봄처럼'을 발표하며 자신이 희망하던 무대 위에, 팬들 앞에 다시 섰다. 홀연 가요계를 떠난 이유가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해 연예계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컴백을 위한 수빈의 결심은 단단해 보였다.

"중학교 2학년때부터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시간이 날때마다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취미였죠. 그때문에 점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성격은 내성적으로 변했어요. 가요계에 데뷔하고 나서 적응하기 어려웠어요. 팀 활동을 하는 것도 좋았고,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았지만 제 감정과 달리 카메라 앞에서 서서 다른 감정을 보여야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그리고 19살 어린 나이에 쉬지 않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죠. 숙소 생활을 하면서 집에도 제대로 가지 못했으니까요"

수빈은 팀을 탈퇴한 후 대학에 진학했다. 가수 활동을 하던 수빈은 의외로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연예계에서 활동하던 영역과 다른 영역의 무대에 서기 시작했다. 대학에서는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닐만큼 높은 성적을 받았다. 이때문에 수빈의 컴백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힘들었던 연예계에 다시 돌아온 것도 그렇지만, 연극영화과에 다니면서 가요계로 돌아온 것도 의외였기 때문이다.

"제가 진짜 하고 싶었던 것은 노래였기 때문이에요. 연극영화과에 다니면서 얻은 경험도 노래를 부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연극 무대에 서면서 그리고 학과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내성적인 제 성격이 많이 변했어요. 뭐 그렇다고 외적으로 굉장히 활발해지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8년 전 활동할 당시보다는 달라졌죠. 당시에는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우울증으로까지 번졌었거든요.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지만, 나중에 결정해야할 것 같아요. 우선은 노래를 부르고 싶으니까요"

수빈은 거북이로 활동 당시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연예계 생활을 통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수빈은 당시에 대해 "물론 이런 것을 모르고 가수가 된건 아니지만 막상 닥치고 나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힘이 들었다. 그래서 떠났다. 어려서 나약했기에 떠났다고 밖에 말을 못하겠다"고 심경을 고백하기도 했다.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어야 했지만, 그룹 이미지에 피해가 갈까봐 용기를 내지도 못했다. 이전에 성대결절로 병원 치료를 받았을 때도 루머가 퍼지면서 오해를 샀기 때문이다. 그러나 컴백을 결심한 후에는 후회없는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컴백을 결심하고 지금의 정필승 작곡가를 만나 열심히 준비했어요. 제가 거북이를 탈퇴할 때도 그랬지만, '갑자기' 컴백하고픈 마음이 들었던 거죠. 물론 준비는 오래했어요. 3년여 전부터 산에 올라가 혼자 노래 연습을 하기도 했어요. 앨범을 내고 난 후에 사실 설레임 반 두려움 반의 감정이었죠. 그러나 가수로 돌아온 것은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여성 솔로가수 대다수가 '섹시 컨셉'을 획일적으로 지향하고 나서는 가운데 수빈의 이미지는 차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앨범을 낸 이후 활동 역시 언론인터뷰나 간간이 라디오에 나오는 정도다. 한편에서는 거북이의 해체와 터틀맨의 죽음으로 인해 수빈이 좀더 조심스럽게 활동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올 정도다. 그러나 수빈의 모습은 가장 수빈답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제 이미지상 섹시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도 이상하죠. 섹시하게 보여주려고 해도 아마 그런 느낌을 사람들이 받지 못할꺼에요. 그리고 굳이 이미지를 변화시켜 사람들 앞에 설 이유가 없다고 봐요. 활동도 천천히 하려고요. 방송도 최근에 한 케이블방송에만 나오고 아직 음악프로그램 등은 나오지 않았어요. 그러나 앨범을 발표하고 무대에 선 이상 열심히 해야죠"

사실 아직 솔로 가수로서 갓 걸음마를 디딘 수빈에게 거북이의 이야기를 빠질 수 없는 관계다. '거북이의 수빈'은 이미 8년전에 사라졌지만, '거북이에서 활동하던 수빈'은 앞으로도 계속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수빈은 지난 해 4월 2일 故 터틀맨 (본명 임성훈)이 심근경색으로 돌연사했을 때 그 누구보다도 슬퍼했다. 터틀맨은 수빈을 발탁하고 키워준 선생님이자 아버지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성훈이 오빠는 거북이 오디션에서 저를 직접 뽑는 등 제가 가요계에 데뷔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분이고 음악을 가르쳐 준 선생님이기도 했고요. 거북이 생활을 하면서 힘들 때도 힘이 되어준 것은 성훈이 오빠였어요. 제게 거북이라는 그룹을 떼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떼어 놓을 이유도 없다고 봐요. 그리고 제가 비록 당시에 팀을 탈퇴했지만 그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어요. 그러나 솔로로 활동하면서 거북이에서 활동했다는 것이 제게는 소중한 경험이고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장소=린스튜디오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사진 허정민 기자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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