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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여성 2만여명의 붉은 물결…남성들 시선 '싸늘'

입력 : 2018-06-11 15:57:22 수정 : 2018-06-11 16: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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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feminism)을 둘러싼 젊은 남녀 간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토요일인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 '나의 일상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다' '창문 열고 살고 싶다' '별생각 없이 살 수 있는 것, 그것이 특권이다'와 같은 문구의 피켓을 든 여성 인파가 운집했습니다. 붉은 옷의 인파는 혜화역 2번 출구부터 이화사거리까지 약 500m를 가득 메운 규모였습니다.

이번 집회는 남성이 피해자인 '홍익대 누드모델 몰래카메라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편파적이라고 성토하면서, 대다수의 몰카 범죄가 피해자인 여성을 위협하고 억압한다는 사실을 공론화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집회 주최측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 모인 최종 인원은 2만2000명에 달했습니다. 지난달 19일 1차 시위 때 1만2000명보다 1만명 늘었습니다. 여성이라는 단일 의제로 열린 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 기록을 또 경신한 것입니다.

집회의 안전과 교통 관리를 위해 시위 규모를 파악하는 경찰도 1차 시위 때 1만명보다 1.5배 늘어나 1만5000명이 모였다고 집계했습니다.

◆집회 참가자 "대다수 몰카 범죄, 여성 피해자 위협"

잇따라 혜화역에서 열린 시위를 지켜본 남성들의 반응은 싸늘한 편입니다.

여성들이 호소하는 불법촬영·성폭력 문제에 대한 공감도 일부 있었지만, 시위 방식이나 표현을 놓고 불편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1차 시위와 달리 2차 시위 때 일부 참가자의 '삭발식'이 진행되자 "너무 과격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실제 남성 이용자가 많은 커뮤니티나 포털사이트 댓글 공간에는 '여성 문제를 얘기하려면 군대에 다녀와서 얘기하라' 등 감정적인 글이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혜화역 시위 사진을 올려놓고 참가자들의 외모를 비하하거나 희롱하는 게시글도 발견됐습니다.

◆시위 방식·표현 놓고 불편하다는 반응 적지 않아

앞서 지난달 24일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도 총여학생회가 주관한 한 페미니스트 인사 강연과 관련해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선 "강연자가 반기독교적이고, 성대결적 성향"이라는 강연 반대 기류가 있었는데도 총여학생회가 일방적으로 강행했다고 탄핵 움직임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들의 요구에 따라 해당 대학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총여학생회 재개편 요구 방안을 두고 조만간 학생 총투표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회칙에 따르면 재적 학생 수 의 10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을 때 학생 총투표에 부칠 수 있습니다.

고조되는 페미니즘 행동에 대한 반발과 저항이 거세지면서 자칫 사회의 심각한 갈등 요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남성들도 같이 행동에 나서고 있다며 극단적인 성대결로 확산되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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