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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땅 밑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이유는?

입력 : 2016-09-12 23:51:33 수정 : 2016-09-13 07: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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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여파… 규모 3.0 이상 54차례나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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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땅 밑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총 54차례. 2006∼2010년 34차례에 비해 20번이나 더 한반도가 들썩였다.

올들어 상황은 더욱 불안해졌다. 연초부터 경북 김천 남쪽 14㎞ 지역에서 규모 3.0의 지진이 난 것을 시작으로 11일까지 52번이나 발생했다. 올해 발생한 지진 5개 중 1개(10개)는 규모 3.0 이상이었다.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규모 3.0 이상의 지진과 전체 지진의 연평균 발생 횟수가 각각 9회, 32회란 점에 비춰보면 벌써 올해 지진 발생 횟수는 예년 평균을 훌쩍 넘어섰다.

12일 오후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으로 경주시 건천읍의 한 사찰 건물이 무너진 모습.
12일 오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포항시 남구 4층 건물 내 사무실의 TV 등 집기가 떨어지고 부서져 난장판이 됐다.
가장 불안한 지역은 경북·울산 지역이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활성단층인 양산단층이 있는 곳이다. 2011년 이후 발생한 규모 3.0 이상의 지진 66개 가운데 21개가 이 일대에서 발생했다. 3건 중 1건 꼴이다.

더구나 이날은 규모 5.1과 5.8의 강진이 잇달아 강타하면서 불안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년 새 지진이 급증한 이유를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라고 본다. 

한반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12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센터에서 유용규 지진화산감시과장이 지진발생 위치와 규모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장은 “오늘 경주 지진은 일본 대지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생각보다 자주 지진이 발생하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다만 대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단층들이 서로 연결돼 있지 않아 한반도에서 대규모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지질자원연구원측은 경주 지진 분석을 통해 “지진이 주향이동 단층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향이동 단층은 좌우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뻗어 있는데, 이 단층들 가운데 일부가 축적된 힘을 방출하면서 단층의 왼쪽과 오른쪽이 어긋나 지진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지 센터장은 “과거에도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이기 때문에 특이현상은 아니다”면서 “앞으로도 규모 5.5 이하의 지진은 더 일어날 수 있지만, 대형 지진은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라고 강조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도 지 센터장과 같은 의견을 냈다. 손 교수는 “오늘 지진의 원인은 양산단층대로 보인다”며 “한반도 대지진의 전조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규모 5.1 정도 지진이면 큰 피해는 없지만 자주 일어나면 문제고, 5.5가 넘을 경우 내진 설계가 안 된 건물은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다른 의견을 냈다. 홍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한반도에서 지진이 연거푸 발생하고 있다”며 “양산단층 외에도 다른 가능성을 열고 정밀 분석을 해야 한다”고 이번 지진의 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지진의 규모가 한반도에서 관측된 지진 규모 중 가장 크다”며 “오늘 지진을 ‘대지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홍 교수에 따르면 과거 역사기록물을 토대로 재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1518년, 1546년, 1803년에 규모 7.0의 강진이 일어난 적이 있다.

윤지로·이창수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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