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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소셜톡톡]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기 참 힘들다고?

입력 : 2016-05-20 18:00:00 수정 : 2016-05-20 1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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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서 전혀 안면이 없던 남성으로부터 '묻지마' 식의 살인을 당한 20대 초반의 A씨에게 대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생각 없는 누리꾼들이 피해 여성을 비꼬는 여성 폄하 악플(악성 댓글)을 달아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여성 혐오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는데요. 특히 여성 혐오에 대한 반발 및 피해여성에 대한 추모는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이 현장을 찾은 시민들도 한국 사회의 여성 혐오 분위기를 비판하는 등 여성 혐오 이슈가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17일 새벽 서울 서초구의 한 주점 화장실에서 모르는 남성에게 살해된 20대 여성을 추모하는 물결이 온·오프라인에서 일고 있다. 살인 사건 피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로 "여자들에게 항상 무시당했다"고 밝힌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여성 혐오가 '묻지마 살인'까지 불렀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여성혐오 반대 운동을 하는 '메갈리아' 등의 사이트에도 비슷한 글이 올라왔고, 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뜻을 같이 하는 시민들은 강남역 10번 출구 벽면에 추모 메시지를 적은 쪽지를 1~2장씩 붙이거나 흰 국화꽃을 바닥에 놓았다. 편하게 메시지를 적어 붙일 수 있는 접착식 메모지도 누군가 가져다 놓았다. 오후를 넘기면서 쪽지는 벽면을 채웠고 국화꽃은 훌쩍 늘었다.

쪽지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추모 문구가 많았고, '여성 혐오는 사회적 문제다', '남아있는 여성들이 더 좋은 세상 만들게요' 등의 여성혐오를 꼬집는 내용도 담겼다.

범인 김모(34)씨는 A씨와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평소 여성들에게 무시받아 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한 교회가 운영하는 교리 교육 코스를 다니는 등 교회에서 활동하기도 했으며, 여성들에게 자주 무시를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고 2008년에 1개월, 2011년과 2013년, 2015년에 각 6개월 동안 입원치료를 받은 전력을 확인했다. 특히 김씨는 마지막으로 입원을 했다가 올해 1월 초 퇴원했으며, 퇴원할 때 주치의가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재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범행 동기로 "평소 여자에게 무시를 당했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여성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이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A씨는 "한국에서 여자로 살기 참 힘들다. 자기가 못나서 남한테 받은 무시를 전혀 모르는 여자한테 푼다"며 "왜 술을 마시고 돌아다녀서 당하느냐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개인의 자유다. 범죄를 저지르는 게 잘못된 것인데 왜 범죄를 저지르려는 자의 눈에 띈 여자 잘못으로 돌리냐"고 반문했다.

B씨는 "그냥 아무 여자나 기다리다가 죽인 것이다. 난 아무 여자 중 한명이니 다음은 내 차례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C씨는 "강남역 화장실 살인남이 정말 '여자'에게 무시당했을까. 왜 그 화살을 '여자'에게 돌리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사건 이후로 대한민국 여성들은 공중화장실에서 목숨을 잃을까봐 공포에 떨고 있다. 이게 대한민국 여성들의 현주소"라고 주장했다.

D씨는 "화장실에 오래 숨어있었다는데 이건 '우발적'도 '묻지마'도 아닌 계획된 살인"이라며 "이유 없는 여혐에 찌들어 살인한 놈이 신학생이든 뭐든 알게 뭐냐. 살인자에게 면죄부라도 줄 생각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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