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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행위 묘사 게임까지… 또 막장 신입생 OT

입력 : 2016-02-28 19:11:57 수정 : 2016-02-28 22: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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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건국대서 성희롱·추행 논란/ 게임 중 무릎 앉히고 벌주 강요 등/ 학생회 “재학생 관리 소홀 사과”“대학들 예방 허술… 대책 필요” 연세대와 건국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게임을 신입생들에게 강요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연세대 등에 따르면 연세대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인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에 자신을 ‘새내기’라고 밝힌 한 학생이 지난 15일부터 진행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의 문제점을 고발했다. 이 학생은 “(술자리 도중) 한 사람씩 순서대로 세 글자씩 이어서 19금 이야기를 만드는 게임을 했는데 처음 들어보는 게임이었다”며 “선배들과 처음 알게 된 자리에서 이런 게임을 해 수치심을 느낀 동기들도 있을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연세대 총학생회 측은 “오리엔테이션과 관련해 총여학생회와 성평등센터 측에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29일부터 중앙운영위원회를 통해 피해사례를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국대에서는 지난 19일부터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술자리에서 선배들이 유사 성행위를 몸으로 묘사하면서 신입생에게 해당 단어를 맞히게 하는 게임을 진행했다. 또 처음 보는 남녀 학생이 서로의 무릎에 앉아 껴안고 술을 마시는 벌칙도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단과대 학생회장 등은 페이스북을 통해 “기획단으로서 재학생 관리를 소홀히 해 문제가 불거졌고, 신입생 입장에서는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한 강요가 될 수 있었다는 점을 양지하지 못한 점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에도 서강대 오리엔테이션에서 여자 신입생들에게 아이돌 가수의 골반 춤을 추게 해 논란이 이는 등 대학가의 커뮤니티에는 추문으로 얼룩진 오리엔테이션의 악몽을 전하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성추행뿐만 아니라 단합을 명분으로 과거 군대에서나 있을 법한 집단 얼차려를 주거나 ‘폭탄주’를 강요하는 등 심리적·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사례도 적잖다. 이로 인해 심할 경우 사망사고까지 발생하는 등 오래전부터 대학 오리엔테이션에 대한 개선 목소리가 높았지만 일부 대학·학과에선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 나름대로 대처 방안을 짜느라 고심하는 대학도 있다.

서울대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대학본부 주관 아래 당일치기로 진행하는 게 대표적이다. 고려대는 총학생회 차원에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방지하기 위한 ‘대처가이드’를 배포하고 있다. 홍익대는 ‘성인권위원회’를 통해 오리엔테이션에서 발생한 사건·사고와 성폭력 관련 신고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만으로는 성희롱·성추행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논란이 일고 있는 연세대와 건국대는 오리엔테이션을 앞두고 성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했음에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

고려대 김원섭 교수(사회학)는 “오리엔테이션을 앞두고 진행하는 예방교육이라는 것이 대체로 허술하기 때문에 문제를 예방하기 어렵다”며 “학생들이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성교육을 교양과목으로 편성해 체계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구성·이동수 기자 ku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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