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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사관학교, 기업가 꿈 키우는 '창업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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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위주 교육·멘토링… 기업가 꿈 키우는 ‘창업 산실’
전국 4곳 운영… 경쟁률 6대 1 넘어
설계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원스톱’
분야별 전문가 일대일 맞춤형 상담
‘대표님.’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의 학생들은 서로 이렇게 부른다. 아직 이렇다할 제품도 없고, 법인 설립조차 하지 않은 이들이 태반이지만, 대표님들의 머릿속엔 아이디어가, 가슴엔 열정이 가득하다. 기업가의 꿈을 키우고 있는 20∼30대의 대표님 200명을 만나러 21일 경기도 안산의 중소기업연수원에 자리를 잡은 학교를 찾았다.

◆아이디어에서 상품까지 체계적 지원

“자기 제품의 도면이 몇장 나와야 하는지 생각해야합니다. (도면업체가 비용을) 1장당 계산하는 곳이 있고 묶음으로 계산하는 곳이 있어요. 제품의 재질도 FRP(유리강화섬유)를 쓸지, 복합재료를 쓸지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해요.”

오후 2시30분 311호 강의실. ‘제품 개발 연구’ 강의가 한창이다. 나른함이 몰려오는 시간이지만 제품 설계 시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는 강의를 경청하는 학생 13명의 눈은 초롱초롱하기만 하다.

같은 시간 특화코칭룸에서는 특허 출원과 관련한 일대일 멘토링이 이뤄지고 있었다. 매주 학생들은 이곳에서 20여분간 인사·노무(월요일), 지식재산권(화요일), 세무·회계(수요일), 디자인(목요일), 마케팅(금요일)과 관련해 전문가로부터 코칭을 받을 수 있다. 더 많은 정보나 조언이 필요하다면 심층 코칭을 신청해 해결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학교는 18명의 내부 전문가와 27명의 외부 전문가 풀을 운영 중이다. 특화 코칭을 담당하는 김광석 과장은 “학생들은 자기 아이템을 어떻게 출원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지 가장 관심이 많고, 두번째로는 인사·노무와 관련된 상담이 많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가입과 표준 근로계약서 작성 등 인사·노무 문제는 소소해 보이지만 창업을 하면 실제로 가장 먼저 부딪히게 되는 어려움이다.

창업사관학교에 입학하면 이처럼 창업에 필요한 실무적인 교육과 일대일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교육기간 최대 1억원까지 총 사업비의 70%까지 지원받을 수 있고, 학교 내 사무실도 이용할 수 있다. 디자인 설계 지원과 시제품 제작을 위한 시설까지 쓸 수 있어 창업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셈이다.

2011년 개교 이후 예비 창업자들에게 ‘꿈의 학교’로 널리 알려지면서 입학경쟁은 뜨겁다. 안산을 비롯한 전국 4곳의 학교에서 301명을 뽑은 올해에는 1867명이 지원, 6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도 안산 청년창업사관학교 내에 위치한 개방형 사무실에서 21일 학생들이 제품 개발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안산=이재문 기자
◆성공을 향해 뛰는 사람들

올해 입학한 이수창(33)씨는 창업 2년차로 이곳에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인 이씨는 몇몇 소프트웨어 공모전에서 입상한 경험도 있지만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도 최근 선보인 통화 녹음 앱인 ‘오토메틱 콜 레코더’가 구글 플레이스토어 ‘생산성’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면서 월 700만∼800만원의 매출을 내고 있지만, 기술보증기금에서 창업자금으로 빌린 5000만원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있다. 이씨는 “겁도 없이 창업에 나섰다가 쓴맛을 봤다”며 “금전적인 도움 외에도 교육이나 멘토링 등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스마트 기기 제어장치를 개발 중이다.

25살 동갑내기 친구인 조성은씨와 강다혜씨는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창업에 나섰다. 모바일 광고 플랫폼 사업을 준비 중이다. 조씨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는데, 아이디어는 있지만 어떻게 사업화를 해야 할지, 영업력은 어떻게 메울지 고민이 컸다”며 “이곳에서 하나씩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덕(33)씨는 태어난 지 한달 된 아기를 둔 가장이다. 멀쩡한 직장을 그만두고 학교에 입학한 그는 “남이 아닌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 더 늦기 전에 창업을 택했다. 내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도 창업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직장에 다니면서 안주하는 이들이 많은데 꿈을 향해 뛰는 대표님들과 함께하면서 긍정과 도전의 에너지를 받고 있다”며 웃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학생들은 내년 2월까지 이곳에서 시제품을 만들어 내는 게 목표다. 학교를 계속 다니고 지원을 받으려면 2번의 중간 평가도 통과해야 한다. 이곳에서 학생선발 등을 담당하는 우철환 과장은 “7월에 1차 중간 평가가 있을 예정으로, 이때가 되면 두각을 드러내는 이들이 나타나고, 보이지 않는 긴장감도 흐른다”고 귀띔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누구도 열심히 하라고 강요하지 않지만 자정이 가까워질 때까지 불이 꺼진 사무실은 찾아보기 힘들다. 성공한 사업가를 꿈꾸는 대표님들에게 24시간은 짧기만 하다.

안산=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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