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가 따뜻한 봄 날씨만큼이나 훈훈한 판매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출시한 소형 해치백 V40 덕택이다. 2.0ℓ의 가솔린과 디젤엔진으로 선택할 수 있고 해치백의 실용성과 볼보 특유의 안전성을 더했다. 최근 인기를 끄는 볼보의 소형 해치백 V40을 제주도에서 미리 만나봤다.
볼보 V40을 만난 것은 지난 2월. 제주도에서 열린 중국 등 외신 기자들의 시승행사에서다. V40은 볼보의 소형 세단 S40을 기반으로 한 왜건에서 시작된 차다. 1990년대 후반 등장해 유럽에서는 인기를 끌었지만 왜건, 해치백의 불모지였던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었다. 최근 해치백의 인기가 올라가자 볼보자동차는 V40을 국내에 선보였다. 이 차의 강점은 안전성이다. 지난해 ‘유로 NCAP 충돌 테스트’에선 사상 최고의 성적을 받으며 입증했다. 여기에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입혔다. 최근 국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독일차, 일본차와는 또 다른 감성이 느껴진다.
▲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품격
실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센터페이시아 디자인이다. 볼보 특유의 뒷공간을 비워둔 모양이 독특하다. 오디오, 공조 등을 조작하는 앞면에는 사람의 의자에 앉은 모양의 버튼이 있다. 볼보의 전매특허지만 최근 국산차 쏘나타도 비슷한 모양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달라진 것은 변속기다. 기어노브의 모양과 재질이 한층 고급스럽게 변했다. 매끄러운 곡선의 실내 디자인은 색다른 감성으로 다가온다. 시트는 두껍지 않으면서도 머리를 잘 받쳐준다. 키 없이 버튼 스타트를 할 수 있지만 오른쪽 대시보드에 키를 꼽는 공간이 있다. 시동을 걸자 화려한 계기반이 눈에 들어온다. 중앙에 동그란 액정 화면이 속도계 등을 상황에 따라 표시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붉게 변한다. 위에서 차를 내려다보는 모양이 등장하고 탑승상태와 안전벨트 착용 유무를 표시한다. 전 좌석에 안전벨트 센서가 달렸다는 증거다. 간결한 디자인의 계기반은 실용적이고 아름답다.
주차, 후진, 중립, 주행과 스포츠 수동변속 기능이 있는 변속기는 모양을 바꿨다. 손에 잡히는 느낌이 좋다. 주행 모드로 변경하고 제주도 길을 달렸다. 가속페달을 밟고 다시 브레이크를 밟는데 무엇인가 어색하다. 페달이 신발에 걸린다. 신발의 모양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약간의 간섭이 있다. 적당한 풋레스트는 세미버킷 형태의 시트와 맞물려 편안한 자세를 잡아준다. 내비게이션은 센터페이시아 중앙 상단에 위치했다. 국산을 별도로 장착했다. 지도의 업데이트나 방식이나 길안내 기능은 훌륭하다. 하지만, 디자인상 오른손을 길게 뻗어야 조작할 수 있다. 주행 후 첫눈에 들어오는 특징은 룸미러다. 테두리가 지금까지 봤던 어떤 차보다 얇다. 자주 보는 거울 디자인을 개선해 만족도를 높였다. 전륜구동의 작은 해치백을 타고 제주도 산길로 향했다.
한라산으로 오르는 길을 달렸다. 시승에 나섰던 2월은 산에 아직도 눈이 남아있다. 높은 곳에 올라가니 얼음도 일부 보였다. 이 차는 전륜구동이라 큰 무리는 없었다. 조금 미끄러져도 금세 자리를 잡는다. 2.0ℓ 디젤엔진의 가속성능은 무난했다. 토크가 뛰어나 조금 깊게 가속페달을 밟으면 미끄러운 도로에서 휠 스핀이 일어날 정도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계기반이 붉은색으로 변하며 엔진회전수를 보여준다. 중앙에는 숫자로 속도가 표시된다. 거친 주행을 해도 기본기가 단단해 듬직하다. 시승했던 V40 D4는 최고출력 177마력에 최대 토크 40.8㎏·m의 성능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h까지 8.3초로 토크를 기반으로 한 꾸준한 가속이 장점이다. 춥고 눈이 많은 스칸디나비아에서도 무리가 없게 만들었다.
현재의 많은 자동차가 그렇듯 이 차 역시 다국적 성향을 가졌다. 브랜드의 근본은 스웨덴이고 이 차의 디자인은 미국인 디자이너 크리스 벤자만이 맡았다. 파워트레인은 포드의 C1 플랫폼을 활용했다. 볼보 C30에도 사용했던 것이다. 여기에 파워스티어링을 전자식으로 바꾸고 서스펜션의 세팅을 조절했다. 이런 설명을 듣고 살펴보니 같은 세그먼트의 차가 떠오른다. 포드가 유럽을 겨냥해 만든 포커스가 그렇고 폴크스바겐이 전 세계에 해치백 붐을 일으킨 골프도 그렇다. 2.5ℓ 엔진을 얹고 해치백과 C세그먼트 사이를 오가던 어중간한 컨셉을 버렸다. 이제는 완전히 해치백에서 경쟁을 시작했다.
▲ 디젤 해치백의 성능, 만족스러워
전반적으로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다. 단, 안전에 있어서는 최고수준이다. 최초로 보행자 에어백을 적용했다. 보행자와 추돌시 앞유리 아래에서 에어백이 올라온다. 바깥 사람의 안전까지 고려했으니 탑승자의 안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소형 해치백에서 전 좌석에 안전벨트 센서를 장착한 경우는 흔치 않다. 안전에 대한 집착이 엿보인다.
다만, 소형차임을 고려해야한다. 뒷좌석 공간은 여유롭지 않다. 성인 남성 4명이 탑승하기엔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해치백의 장점에 중점을 둬야한다. 트렁크 용량이 최대 335ℓ에 이른다.
볼보자동차는 V40을 총 4개의 트림으로 선보였다. 가장 기본인 가솔린엔진 V40 T5 스탠다드는 3690만원, T5는 4190만원이다. 디젤 엔진의 V40 D4는 3890만원, 보행자 에어백을 장착한 D4 프리미엄은 4590만원이다.
제주/ 글·사진=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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