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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도발 대비” 명분 섬 탈환훈련… 독도 타깃 땐 한국도 ‘빨간불’

입력 : 2012-08-29 14:38:44 수정 : 2012-08-29 14: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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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日 자위대 동향 일본 자위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일본 정부가 독도와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북방영토(러시아명 쿠릴열도 4개 섬) 등을 놓고 한·중·러 3국과 연쇄적인 외교마찰을 빚는 미묘한 시점에 자위대가 주변국과의 ‘군사충돌’을 전제로 한 대규모 실탄훈련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자위대는 2010년 9월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의 ‘센카쿠 충돌’ 사건을 계기로 일본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섬(離島)들을 탈환하는 상륙작전계획을 수립해놓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작전능력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위대 측과 일본 언론은 이런 활동이 센카쿠에 대한 중국군의 도발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선 자위대가 언제든 ‘독도 점령 훈련’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도 경각심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섬’ 탈환 위한 잇단 훈련


자위대는 지난 26일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소재 히가시후지(東富士) 군사훈련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실탄훈련(실탄사용량 44t)인 ‘후지 종합화력연습’을 했다. 이 훈련은 육상자위대 주도로 매년 실시됐으나 이번처럼 섬에 상륙한 적의 지상부대를 격퇴한다는 전제아래 육해공 통합작전으로 진행된 것은 처음이다.

훈련은 해상자위대의 P-3C 초계기가 발견한 적 함선을 항공자위대의 F-2 전투기가 공격하며, 상륙한 적의 지상군에 대해서는 육상자위대가 최신예 10식 전차와 박격포, 미사일 등을 동원해 섬멸하는 내용으로 전개됐다.

앞서 자위대는 미국 해병대와 함께 지난 21일부터 무려 37일간 일정으로 미국령 괌과 테니안 섬 근해에서 중국군이 센카쿠를 침범하는 상황을 가정한 섬 탈환 훈련도 벌이고 있다. 이 훈련은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과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 일본 방위상 간의 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결정됐다. 그동안 미·일 양국이 다양한 형태의 연합훈련을 벌였지만 점령당한 섬을 되찾는 상륙훈련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 한 군사전문가는 “일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섬 탈환 훈련은 최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독도와 센카쿠제도, 쿠릴열도 등 모든 섬들을 상정해 이뤄지는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우리 군이 독도 인근 해상에서 연례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점도 자극제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자위대가 지난 26일 시즈오카현 소재 히가시후지 연습장에서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섬이 공격받은 상황을 가정한 종합화력훈련을 펼쳤다. 사진은 지난해 자위대 훈련장면.
세계일보 자료사진
◆상륙작전 능력확대에 혈안


자위대의 이런 움직임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의 의중에 따른 것이다. 노다 총리는 지난달 26일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센카쿠 등에서 주변국의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자위대를 이용하는 것을 포함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해양경찰에 해당하는 해상보안청이 센카쿠 등의 주변경비를 맡았으나 이제는 자위대의 개입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와사키 시게루(岩崎茂) 자위대 통합막료장(합참의장 격)은 노다 총리의 발언 이후 센카쿠 출동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침에는 중국 어선이 센카쿠 제도에 접근하거나 상륙하는 상황에서 자위대의 출동 시점·단계별 대처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질 전망이다.

일본 언론들은 자위대 수뇌부가 이미 2010년 중국어선과 해상보안청 순시선의 센카쿠 충돌 이후 중국의 센카쿠 점령에 대비한 군사작전 시나리오를 은밀히 검토했다고 전하고 있다.

방위성과 자위대 측은 이처럼 섬 탈환작전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해병대 창설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도서 지역에는 아직 자위대가 배치되지 않은 방위 공백지대가 많아 이들 지역의 방어를 위해서는 육상자위대의 보병부대 일부를 수륙양용부대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육상자위대의 한 간부는 해병대 창설 추진 배경에 대해 “오키나와에 미 해병대가 주둔하지만 미군에 의존하지 않고 자위대의 힘으로 난세이 제도를 방위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중국에 보여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상자위대는 2006년 1월부터 미 캘리포니아주 훈련장에서 제8보병사단, 제15여단 등의 부대를 파견해 미 해병대와 해안상륙 훈련을 계속하면서 해병대 창설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일본 방위성은 미국제 AAV7 상륙돌격장갑차 4대(약 430억원 규모)의 도입까지 추진 중이다. 상륙돌격장갑차는 부대를 강습상륙함에서 해변으로 전개할 때 이용하는 장비로 그동안 일본에서는 평화헌법상 보유가 금지된 ‘공격용 무기’로 분류됐다. 하지만 방위성 간부는 “그동안 자위대의 목적은 전수(專守)방위인 만큼 (상륙돌격장갑차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여겼지만 일단 빼앗긴 섬에 상륙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상륙돌격장갑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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