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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탕 들어온 초롱초롱한 남자아이들…여자들은 민망하다

입력 : 2011-04-04 20:48:10 수정 : 2011-04-04 20: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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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교사 A(28·여)씨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목욕탕을 찾았다. 몸을 씻고 있는데 한 남자아이가 다가오더니 "우와 우리 엄마보다 찌찌 크다"며 A씨의 가슴을 주물럭거렸다. 당황한 A씨는 "너희 엄마 어디 있니, 모시고 와"라고 언성을 높였고 아이는 울기 시작했다. 이내 달려온 어머니는 "댁은 엄마 가슴 안 만지면서 큰 줄 알아"라며 오히려 화를 냈다.

목욕탕에 얽힌 민망한 경험은 대학 졸업 후에도 이어졌다. 몸을 씻고 있는 A씨를 향해 5~6살쯤 돼 보이는 남자아이가 어슬렁어슬렁 다가와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오 섹시한데"라고 말했다. 충격을 받은 A씨는 "몇 살인데 그런 말을 아니"라며 아이를 다그쳤고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이요"라고 답했다.

A씨처럼 여탕에 들어온 남자아이들 탓에 성적 수치심을 느낀 여성들은 한국목욕업중앙회에 1달에 1번꼴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민원 내용은 대부분 "아줌마들이 다 큰 아들의 나이를 속이고 여탕에 데리고 들어온다" "목욕탕 업주들이 남자아이가 제한 연령을 넘겼다는 것을 알고도 돈 때문에 들여보내주고 있다" 등으로 요약된다.

이에 대해 목욕탕 업주들은 여성들의 고충을 이해한다면서도 법을 어기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행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별표 4 위생관리기준은 '목욕실 및 탈의실은 만 5세 이상의 남녀를 함께 입장시켜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목욕업중앙회 관계자는 "현행 법상 제한 연령이 만 5세 이하로 규정돼있고 업주들이 이 기준을 준수하고 있지만 문제는 요즘 애들이 조숙해 그 나이라도 알 것은 다 안다는 점"이라며 "일부 민원인들은 출입 제한 연령을 만 3~4세로 낮추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문제 전문가들은 출입 제한 연령을 낮추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화영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장은 "4~5살은 몸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커지는 연령"이라며 "아이들이 호기심 때문에 쳐다보는 것이지 목적의식을 갖고 바라보는 경우는 매우 드물 것"이라며 "목욕탕에 갔을 때 남의 몸을 빤히 쳐다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성교육 시작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 소장은 "유치원부터 성교육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앞으로는 성장 발달 속도를 따져서 어린이집에서도 성교육을 실시해야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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