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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 정당화하는 근대의 폭력성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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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타니 마사후미 지음/조은미 옮김/그린비/1만6900원
아시아/일본(사이에서 근대의 폭력을 생각한다)/요네타니 마사후미 지음/조은미 옮김/그린비/1만6900원


일본의 근대 계몽가이자 1만엔권 지폐 초상화의 주인공인 후쿠자와 유키치. 그는 자신이 설립한 게이오기주쿠(慶應義塾)에 김옥균, 유길준 등 조선의 지식인들을 받아들일 정도로 조선의 문명개화를 적극 도운 인물이다. 그러나 일본뿐 아니라 조선, 중국 등이 함께 문명을 받아들여야 아시아가 번창할 것이라는 ‘흥아론’(興亞論)의 입장을 취했던 그가 김옥균 등이 일으킨 갑신정변이 실패한 이후 조선을 침략하고 아시아를 벗어나야 한다는 ‘탈아론’(脫亞論) 입장으로 급변하기에 이른다.

일본 최고의 지식인이 이렇게 ‘연대’를 지향하는 흥아에서 ‘침략’을 지향하는 탈아로 급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현대 일본론을 전공한 저자는 연대와 침략이라는 아시아 연대론 속에 내재된 상반된 양태를 분석하고 그 본질을 파헤쳤다. 이 책은 다시 말해 일본이 근대에 갑자기 폭력적으로 돌변한 데 대한 연구서이다.

이 책은 우선 근대 초 일본이 아시아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역설한 다양한 담론을 분석했다.

특히 문명의 전파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침략을 정당화하는 근대의 폭력성을 고발한다.

저자는 19세기 말의 가쓰 가이슈, 후쿠자와 유키치, 오이 겐타로, 요시노 사쿠조, 야나이하라 다다오 등 동아시아 연대론의 사상적 계보를 추적하면서 일본의 사상이 이웃나라와의 관계 속에서 어떠한 상호작용과 변화를 일으켰는지를 정리함으로써 ‘일본 근대 폭력’의 궤적을 그리고 있다.

현대 일본이 현재 동아시아 광역 질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이 책은 질문하고 있다.

정승욱 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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