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수 기대했던 외식업계 ‘울상’
회사원 박모(33)씨는 최근 고교와 대학 동문회에서 송년모임 관련 연락을 받았다. 대학 동문회는 “신종플루 우려로 올해 모임을 갖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고교 동문회에선 “송년회를 내년 1월 신년회로 대체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왔다. 박씨는 “회사에서도 담당 파트 직원끼리만 조용히 송년회를 하자는 분위기”라며 “연말 분위기가 나지 않지만 신종플루 감염을 생각하면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감염 우려가 송년회 풍경도 바꾸고 있다. 매년 이맘때 각종 기업과 단체 송년 모임이 줄을 이었으나 올해는 모임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참석 대상을 제한하거나 신년회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다.
4일 취업포털 ‘커리어’가 최근 직장인 12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신종플루로 송년 모임 계획을 변경했다’고 답했다. 올해 예상하는 송년모임 횟수는 지난해 4.5회에서 절반 수준인 2.5회로 떨어졌다.
서울 강남의 한 IT업체는 매년 임직원 전원이 모인 가운데 개최한 송년행사를 올해에는 열지 않기로 했다.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K업체도 “송년회를 열지 않고 기념품을 주기로 했다”며 “신종플루 추이를 지켜보다 내년에 신년회를 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신종플루 감염을 막기 위해 대형 부서 단위 송년회를 가급적 줄이고 소규모 송년회를 권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20명 이상의 모임을 자제할 것을 권하고 있다”며 “100명이 넘는 부서 중에 송년회를 취소한 경우도 있고, 작은 팀 단위 소규모 단위로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LG전자 측도 “작은 송년 모임은 있어도 대규모 송년회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각급 동문회 행사도 신종플루 영향권을 비켜가지 못했다. 재경 거창고동문회는 지난달 2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기로 한 송년모임을 취소했다. 4일 송파 여성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재경 경안고 송년회도 신종플루 확산 우려로 지난달 취소됐다.
외식업계는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자 울상이다. 서울 종로구의 한 한정식집 주인은 “예년에는 11월 중순부터 송년회 예약이 몰려 이맘때 마감됐는데 올해에는 빈 날짜가 많다”며 “정부가 신종플루 단계를 하루빨리 낮춰서라도 불안감을 잠재웠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강남구의 한 오리고기 전문점 관계자도 “매년 예약을 하던 모임이나 단체가 이번에 연락을 안 해 알아보면 신종플루 때문”이라며 “경기마저 좋지 않아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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