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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유동성 확대’ 왜…돈줄 풀어 은행·기업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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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키코(KIKO)’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의 자금 지원을 위해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2조원 늘리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한은은 2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증액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고 22일 밝혔다. 대출 규모는 기존 6조5000억원에서 2조원 늘린 8조5000억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앞서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 사정이 안 좋으면 총액한도대출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통위에서 증액 규모와 키코 피해기업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일부에서 거론된 은행채 직매입은 이번 금통위 안건에는 올라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금통위가 총액한도대출 규모 확대를 확정하게 되면 9·11테러 직후인 2001년 10월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총액한도대출 규모는 ▲97년 2월 3조6000억원 ▲97년 12월 4조6000억원 ▲98년 3월 5조6000억원 ▲98년 9월 7조6000억원 ▲2001년 1월 9조6000억원 ▲2001년 10월(9·11 테러 직후) 11조6000억원 ▲2002년 10월 9조6000억원 ▲2007년 1월 8조원 ▲2007년 7월 6조5000억원 등으로 조정돼 왔다.

총액한도대출은 한은이 총액한도를 정해놓고 은행별로 중소기업 지원 실적에 연계해 시장금리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자금을 배정해 주는 제도로, 현재 연 3.25%의 금리가 적용된다. 한은은 경기상황 등을 고려해 중소기업 자금난이 심할 경우 이 한도를 증액하고 반대로 경기가 호전돼 시중유동성이 증가하면 한도를 축소하는 정책을 펴왔다.

한은이 이처럼 유동성 확충에 나선 것은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달러 확보가 어려워진 데다 원화자금 사정 악화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추가로 원화 유동성을 늘리는 방안으로 은행채 직간접 매입, 기준금리 추가 인하, 지급준비율 인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금리 인하가 가장 실현 가능성이 큰 카드로 꼽힌다.

은행들은 원화 자금시장의 경색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한은이 은행채 매입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은행신용도 하락에 대한 우려감으로 은행채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한은밖에 사줄 곳이 없다고 읍소하고 있다. 연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은행채가 25조5000억원에 달해 차환 발행이 힘든 상황이다. 은행권의 이 같은 호소는 금융위를 거쳐 한은 쪽에 전달되고 있다. 금융위는 한은에 개별 은행에 대한 감독권 재보유란 카드까지 내보이며 한은이 자금시장 안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은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이 금융기관이나 산업체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금은 위험에 대한 우려가 위험을 증폭시키는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평소 같으면 불가능한 정당화된 조치들이 나오고 있다”며 “다만 모럴해저드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사후대책까지 마련한 뒤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진석 기자 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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