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까지 겹쳐 '부실' 회오리
주당 순자산비율 1.05배… 장부가치로 뚝
은행주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올 들어 은행들이 수익성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건설업체와 중소기업, 가계 가릴 것 없이 부실위험도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대형 악재로 가세, 은행 주가는 곤두박질하고 있다. 대내외에서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는 셈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건설업체 부도와 경기침체 여파로 은행의 건전성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며 당분간 큰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장부가치로 떨어진 은행주=은행주의 주가는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다. 19일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1만4400원으로 3.68%나 급락했다. 하나금융지주(-3.00%) 기업은행(-4.46%) 신한지주(-1.63%) 등 나머지 은행 주가도 맥을 못췄다.
미국의 양대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구제금융설이 나돌면서 국내 은행들도 ‘부실’ 파장에 휩쓸릴 수 있다는 점이 악재로 불거진 결과다.
은행주의 주당 순자산비율(PBR)은 18일 현재 1.05배 수준. PBR가 1배인 경우 현재 기업을 청산해 남는 순자산 가치가 주가 수준과 동일하다는 뜻으로 은행의 PBR이 1배를 밑돌기는 외환위기 때와 2003년 카드대란 때 두 차례밖에 없었다.
이 같은 사태는 무엇보다 은행의 경영지표 곳곳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두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건설사의 자금난이 중소·중견업체로 전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소호(SOHO·자영업자)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부문도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여파로 향후 부실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신한·우리 등 8개 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PE 관련 보증 규모는 각각 41조3000억원, 7조5000억원 등 48조8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부도 파장이 은행 쪽에도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 상반기 수익도 신통치 않다. 은행들의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90%, 12.66%로 작년 동기보다 0.62%포인트, 7.51%포인트 하락했다.
◆우울한 향후 은행 주가 전망=은행주의 주가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삼성증권은 이날 국민은행·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외환은행·대구은행·부산은행 등 6곳에 대해 모두 ‘중립’ 의견을 내놓았다. 미래에셋증권도 올 하반기 내내 자산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지속돼 의미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은행이 심각한 부실위기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창욱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부실규모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 경기상황에 비춰볼 때 부도업체수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은행도 충분한 신용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계발 부실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극히 희박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창욱 애널리스트는 “외환위기 때의 집값 하락(13%)을 가정해도 현재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이 50%인 만큼 은행의 채권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주춘렬 기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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