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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특한 토끼와 용궁여행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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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창극 '토끼, 용궁에 가다' 공연
판소리 사설 어린이 눈높이 맞춰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 버전 창극 ‘토기, 용궁에 가다’가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토끼전’ ‘별주부전’은 판소리 다섯 바탕 중의 하나인 ‘수궁가’의 별칭이다. 내용은 잘 알려져 있듯이, 300살 넘은 동해 용왕이 병이 들어 토끼의 생간을 먹어야 낫는다는 처방전이 나오자, ‘별주부’라는 이름의 자라가 뭍에 나와 토끼를 꼬여 용궁까지 갔으나 “간을 육지에 두고 왔다”고 속여 용궁을 빠져나온다는 이야기다.

판소리 ‘수궁가’는 용왕에 대한 충성심과 영리한 토끼의 대결 구도로 진행된다. 대부분의 원전은 자라의 용기와 모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국립극장이 여름방학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어린이 창극 ‘토기, 용궁에 가다’(8월 2일∼10일 평일 오후 7시 30분,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 3시·7시30분, 일요일 오후 3시)는 토끼가 주인공이다. 토끼는 산속에서 가장 겁 많은 짐승이지만, ‘토끼, 용궁에 살다’에 등장하는 토끼는 이리저리 뺏기고 당하고 산 민초들의 상징으로 그려진다.

류기형 연출자의 말대로 “나약한 토끼가 영특한 꾀로 수궁의 용왕을 희롱하니 원작은 통렬한 정치세태 풍자극”인 셈이다.

수궁은 당시 조선을 짓누르던 청나라이고 산속은 부패한 조선의 계급사회가 되며, 청나라 황제를 상징하는 용왕은 백약을 마다하고 조선 백성의 목숨을 바치라고 생떼를 쓰는 모습으로 풍자된다. 또는 용왕과 대신은 부패와 방탕에 빠진 조선 왕족과 귀족을, 산속 짐승들은 백성을 괴롭히는 양반 계급의 허세, 그리고 토끼는 나약하기 그지없는 백성을 상징한다.

이처럼 ‘토끼, 용궁에 가다’는 그 내용이 세태 풍자의 맛도 주지만 판소리 사설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들려줘 새로운 재미를 제공한다.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판소리를 좀 더 친숙하게 만들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이 작품에는 여러 동물의 익살이 넘쳐 볼거리를 더한다. 자라, 물개, 사슴, 호랑이, 곰, 여우, 문어, 물고기 등의 배역을 맡은 국립창극단과 국립무용단 단원들은 어떤 동물이고 물고기인가를 몸짓으로 잘 보여준다.

이번 공연에서는 국악기와 신디사이저 소리가 어우러진다. 국립창극단 기악부가 무대 위에서 용궁의 악사가 돼 연주한다. 또한 마당극처럼 관객이 쉽게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배우들이 서는 무대 위에 50여석의 특별 ‘용궁석’을 따로 마련했다.

김형철·남해웅이 자라 역을, 나윤영·서정금이 토끼 역을 맡았다. 멧돼지와 다람쥐, 복어, 멸치 역은 어린이 배우 3명이 맡아 열연한다. 2만∼5만원. (02)2280-4294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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